임시·일용직 비중 높은 하위 10%, 근로소득 29.2% 급감···상위 10%와 6배 격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임시·일용직 비중이 높은 소득 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소득층의 소득은 오히려 늘어나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촉발된 경제적 충격이 저소득층에 집중된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가계 전체 소득은 증가했지만, 소득 하위 10%는 급감했다. 특히 근로소득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하위 10% 저소득층과 상위 10% 고소득층 간 소득격차가 6배 넘게 벌어지며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1분위 소득, 하위 10% 빼고 모두 늘어···공적이전소득 11.1% 증가

24일 통계청의 2020년 1분기 가계 동향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가계수지를 소득 10분위별로 분석한 결과, 소득 하위 10%에 해당하는 1분위 소득은 95만901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6% 감소한 것이다.

반면 나머지 분위는 모두 소득이 증가했다. 증가율은 ▲2분위 1.7% ▲3분위 1.6% ▲5분위 1.3% ▲6분위 1.6% ▲7분위 2.1% ▲8분위 4.9% ▲9분위 5.4% ▲10분위 7.0%로 소득이 많을수록 높았다. 4분위는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10분위 중 1분위 소득은 지난 2018년 1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여섯 분기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해 3·4분기부터 반등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올해 1분기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1분위의 근로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29.2%가 감소한 16만5866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용직·임시직 등 저소득층 일자리가 감소한데다 급여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부가 무상으로 지급하는 공적연금 등의 공적이전소득은 50만176원으로 11.1% 증가했다. 근로소득의 3배를 상회했다. 일해서 버는 돈은 줄었지만 국가에서 주는 돈이 늘어 전체 소득 감소폭을 그나마 줄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저소득층의 타격은 가구별 가계수지 분석에서도 두드러졌다. 전체 가구 평균 소득은 2.0% 늘었지만, 저소득층 비중이 큰 1인 가구만 소득이 줄었다. 1인 가구 소득은 233만329원으로 4.8% 감소했다. 반면 2인 가구는 1.7%, 3인 가구는 9.6%, 4인 가구는 2.6% 각각 증가했다. 5인 이상 가구는 소득 변화가 없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득 격차 더 벌어져···2분기 양극화 더 심화될 듯

저소득층은 소득이 줄고 고소득층은 소득이 늘면서 올해 1분기 하위 10% 저소득층과 상위 10% 고소득층 간 소득격차는 6배 넘게 벌어졌다. 올해 1분기 월평균 소득 상위 10% 가구의 경곗값을 하위 10% 가구 경곗값으로 나눈 P90/P10 배율은 6.17배였다. 전년 동기(6.00배)나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5.10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소득 경곗값이란 소득 수준을 구분하는 일종의 기준선을 의미한다. 가구의 한 달 소득이 1분기 상위 10%의 기준(P90)인 월 975만3000원을 넘으면 상위 10%에 들어간다. 반대로 하위 10% 기준선(P10)인 158만2000원보다 덜 벌었으면 하위 10% 계층에 속한다. 해당 지표는 지난해 1분기(6.00배) 이후 ▲2분기(5.21배) ▲3분기(5.37배) ▲4분기(5.10배) 등 개선세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에 올해 들어 다시 나빠졌다.

올해 1분기 각종 소득분배 지표가 일제히 나빠진 데 이어 코로나19 경제 충격에 2분기에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극심한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임시직, 일용직부터 직장을 잃기 시작해 빈곤층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그 외 가구주 연령별 가계수지 분석에서 고령층인 60세 이상 가구 소득은 372만5818원으로 11% 늘어난 모습이었다. 39세 이하 가구(3.3%), 40∼49세 가구(2.0%), 50∼59세 가구(3.0%)보다 소득 증가율이 높았다. 이는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확대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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