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 반도체 10조 투자···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위한 선제투자
롯데, 日 화학기업 쇼와덴코 지분 투자···“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익창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주요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위기상황을 맞이할수록 투자를 늘려 향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함인데 그 내용과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이다. 이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대규모 투자계획을 이행 중이다. 각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휘아래 적극적인 자세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의 투자가 한국 중심이라면, 신동빈 회장의 투자는 일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보인다.

삼성은 최근 경기도 평택에 10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라인 증설을 결정했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수립을 위한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으로 평가된다. 해당 라인의 증설공사는 이달 중 착수할 계획이며,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들어간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지난 3월 일본에 방문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달 초 귀국해 자가 격리를 마치고 최근 그룹 본사로 출근했다. 출장길과 자가격리 중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구상했던 것으로 전해진 신 회장은 출근과 동시에 임직원들에 ‘포스트 코로나’ 대처방안을 수립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귀시점과 맞물려 롯데케미칼이 일본 반도체 소재기업 쇼와덴코 지분 4.69%를 1700억원에 매입한 것이 눈에 띈다. 업체 측은 “수익을 위한 투자의 일환”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신 회장이 지난 3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화학분야에서 유력한 기술을 가진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의지를 드러낸 만큼,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수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최근 대기업들의 투자가 각기 다른 모양새를 취하는 것 같지만, 생존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녔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계자는 “삼성과 롯데의 사례가 특별한 무엇인가를 의식한 투자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투자 자체가 훗날을 대비하기 위함인 만큼, 각 기업마다 사정에 맞게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움직임이었을 것”이라 평했다.

삼성의 대규모의 투자는 최근 중국 업체들의 견제가 거세진 상황에서 반도체 분야에 힘을 싣기 위한 행보로 풀이 된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분야서 1위를 기록하기 위해서 대만의 TSMC와의 격차를 좁혀야 하는 만큼, 목표를 위한 절실했던 투자로 평가된다.

롯데의 투자도 마찬가지다. 쇼와덴코는 반도체·석유화학 등 다양한 소재를 생산하는 종합화학기업이다.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창출을 위해 제격인 업체란 평이다. 신 회장이 인터뷰를 통해 인수·합병을 언급한 만큼 추가적인 투자가 뒤따를 것이란 해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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