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전철 공사 현장서 두 차례 지반 침하 사고···부실시공 의혹 ‘솔솔’
경기도 안성 산업단지 조성 추진···‘강제수용·화학업체 입주’ 소식에 주민 반발 거세
지난달 부산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서 사망사고 발생

최근 SK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공사 현장에서 잇따라 사건·사고가 일어나면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SK건설이 각종 사건·사고에 휘말려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부산에선 시공을 맡은 경전철 공사 현장에서 지반 침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가 하면 경기도에선 주민들과 협의 없이 대규모 화학업체들이 들어서는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해 뭇매를 맞고 있다. 이외에도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일어나는 등 논란이 끊이질 않으면서 SK건설을 향한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부산 복선경전철 공사 현장 부근서 잇단 땅 꺼짐 사고···구, 전체 구간 지하 조사 지시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부산에서 지반 침하 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SK건설이 시공을 맡은 부산~마산 구간 복선경전철 공사 제1공구(사상~부전 6.8㎞)에선 최근 두 차례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잇단 지반 침하 사고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부산 사상구는 지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시행사인 스마트레일(농협은행·SK건설 등 컨소시엄)에 전체 공사 구간에 대한 지하 조사 명령을 내렸다. 지하 조사를 통해 침하 원인과 추가 사고 위험이 없는지를 살펴보라는 내용이다.

지반 침하 사고는 지난 3월 18일 삼락생태공원 공사장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날 둘레 50m, 깊이 20m 규모로 땅이 꺼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전 작업자 3명이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공사 장비가 매립되고 나무 데크와 시설 등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사상구 괘법동 르네상스 호텔 앞 도로에서 가로, 세로 약 1m, 깊이 2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 모두 제1공구 지하터널 공사 구간 바로 위인 까닭에 SK건설을 향한 부실시공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SK건설은 현재로선 지하 구간 공사가 반복된 지반 침하 사고에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침하 문제가 공사 문제인지 지반 자체의 문제인지 아직 연관성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원인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싱크홀 역시 조사를 통해 연관성을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성시와 산업단지 조성 추진 주민들에 뭇매···“강제수용·화학업체 들어오는데 주민 협의 없어”

경기도 안성시에서도 SK건설을 향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SK건설은 안성시와 민·관 공동개발로 59만8000㎡ 부지(미양면 구례리 일원)에 2120억원 규모의 ‘안성 스마트 코어 폴리스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안성시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분양하자는 내용이 담긴 투자의향서를 보냈고, 안성시는 관련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산단 조성 시행은 사업을 제안한 SK건설이 47%, 안성시 20%, 삼원산업개발 14%, 교보증권 19%를 각각 투자한다.

SK건설이 안성시에 제출한 ‘안성 스마트코어 폴리스 산업단지’ 토지이용계획도와 주요 유치업종 / 사진=SK건설

하지만 SK건설는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주민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추진 과정에서 사업부지로 편입당할 토지주들에게 승낙 여부는 물론 공식적인 사업추진 내용과 절차 등을 알리거나 협의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개발이 확정되면 민간 기업이 지정받은 산업단지에 속한 개인 땅을 강제로 수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수용 방식으로 땅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며 조성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해당 산업단지에 화학물질 및 제품을 취급하는 업종이 포함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SK건설이 지난 1월 안산시에 제출한 투자의향서의 업종배치 계획도를 살펴보면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이 4만9916㎡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의 세부 사항을 살펴보면 기초 유기화학물질, 합성고무 및 플라스틱, 비료 및 질소화합물, 살균·살충제 농약 등 유해물질 산업도 포함돼 있다. 주민들은 해당 업체들로부터 나오는 오·폐수와 대기오염 등으로 인해 주민 건강은 물론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집단 반발 조짐도 보이고 있다.

SK건설은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아직 주민들과 협의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SK건설 관계자는 “관련 법률에 의해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단계이고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민들과 접촉할 단계가 아니다”며 “모든 인허가 절차가 끝난 이후에 주민설명회를 열어서 토지주들과 만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학물질 관련해서는 “지역사회의 우려가 없도록 화학 관련 업체들에 대해서는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유해시설 여부를 판단해 문제가 될 수 있는 업체는 제외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서 4명 사장자 발생···건설업계 “안전 규정 어기다 벌어진 사고”

지난달에는 SK건설이 부산에서 시공 중인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나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 ‘SK뷰’ 아파트 신축 공사장 10층에서 끌어올리던 콘크리트 타설기가 갑자기 추락해 밑에서 전선 설치 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을 덮쳤다. 타설기에 깔린 근로자 1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나머지 3명은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공사 현장에서 안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로 봤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측은 이날 사고가 시공사인 SK건설이 상하부 동시 작업 금지 규정을 어기다 벌어진 사고라고 지적했다. 현행 규정에는 상부에서 인상 작업을 할 경우 추락 등의 위험이 있어 하부에서는 동시 작업이 금지돼 있다. 경찰은 시공사인 SK건설을 상대로 안전수칙 준수 등 과실 여부 확인에 나섰다.

이밖에도 2년 전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라오스 댐 사고 문제도 아직 진행 중이다. 유엔 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설명서를 내고 사고가 난 수력발전댐 사업을 컨소시엄으로 추진한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 태국과 라오스 기업 등 4개 기업에 피해자 구제를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들은 “피해 주민들이 식량, 식수, 의약품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등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잠잠할 만하면 벌어지는 사건·사고로 SK건설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