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월 포르쉐·람보르기니 판매, 전년 대비 12.1%·265% 성장
“독일3사 브랜드 흔해지며 상위 브랜드 찾는 고객 늘어”

포르쉐코리아와 람보르기니 판매 실적.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포르쉐코리아와 람보르기니 판매 실적.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한 대당 수억원이 넘는 포르쉐와 람보르기니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에선 벤츠와 BMW 보급이 늘어나면서 차별화를 원하는 부유층들이 최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포르쉐코리아 판매는 2396대로 전년 대비 12.1% 늘었다. 같은 기간 람보르기니 판매는 84대로 전년보다 265% 급증했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 달 카이엔 쿠페를 국내 출시하면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카이엔은 지난 달 426대를 팔아치우며 수입차 모델별 판매 9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카이엔 쿠페의 경우 출시 전부터 사전계약을 한 고객이 상당수였으며, 출시 이후에도 고객 반응이 뜨겁다”면서 “연말에는 순수 전기차 타이칸 출시가 예정돼있어 점유율 확대에 힘쓸 계획이다”고 말했다.

람보르기니는 작년 우루스 출시 이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람보르기니 판매는 173대로 전년 대비 14배 이상 늘었다. 이 중 우루스 판매는 100대로 전체 판매의 57%를 차지했다.

포르쉐나 람보르기니 등 최상위 브랜드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과거 수입차 시장이 성장한 배경과 같은 맥락이다. 국산차에 질린 소비자들이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 프리미엄 브랜드로 넘어가면서 수입차 시장이 급성장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 자동차가 곧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한국사회에서 상위층 사람들이 수입차를 찾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벤츠, BMW, 아우디가 강남차로 불릴만큼 흔해지자 이제는 한단계 더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카이엔, 파나메라, 우루스 등 주력 모델이 브랜드 내 다른 차종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판매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

포르쉐 카이엔과 파나메라는 1억원 초중반대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벤츠나 BMW 상위 모델과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람보르기니 우루스의 경우 2억5000만원대로 가격대가 다소 높지만 아벤타도르나 우라칸에 비하면 저렴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수입차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연 25만대 수준에 머무르며 성장 한계에 이르렀다”며 “그랜저나 제네시스를 타던 사람이 벤츠 E클래스를 몰면서 수입차 시장이 성장했다. 이제는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를 타던 사람들이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벤틀리, 페라리, 롤스로이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도 성장하는 추세다. 자동차 데이터 연구소 카이즈유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벤틀리 판매는 319대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페라리는 204대(전년대비 27.5%↑), 롤스로이스 175대(25%↑) 등 판매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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