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女임원 비율 6%, 지방은행은 3%에 불과
사외이사도 남성 위주로 구성
씨티은행은 여성임원 50% 달성 

4대 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의 남녀 임원 구성 비교. / 인포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올해도 남성 위주로 임원을 구성했다.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이 임원의 절반 가까이를 여성으로 채운 것과 비교하면 국내 은행들의 남성 위주의 임원 구성이 유독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방은행으로 갈수록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女임원 비율 6.5%···외국계 은행 40.7%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임원은 총 92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여성 임원은 6명으로 확인됐다. 전년 같은 기간(7명)과 비교해 여성임원이 1명 감소했다. 

시중은행의 여성임원 비율은 전체 임원의 6.5%에 불과했다. 4대 시중은행의 전체 직원 가운데 여직원 비율이 50%가 넘고 있지만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4대 시중은행별로 여성 임원은 1~2명에 불과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여성임원 2명을 두고 있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1명씩 여성임원을 선임했다. 

국민은행에서는 김종란 금융투자상품본부 상무와 조순옥 준법감시인(상무)이 올해 임원으로 활동한다. 신한은행에는 왕미화 WM그룹장(부행장보)과 조경선 경영지원그룹장(부행장보)이 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하나은행에는 백미경 소비자보호그룹 전무가, 우리은행에는 송한영 외환그룹 집행부행장보가 여성임원이다. 

시중은행의 사외이사도 남성 편중 현상이 심했다. 4대 시중은행의 19명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는 2명(국민은행, 하나은행 각 1명)에 불과했다. 

이런 현상은 국내 은행들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전체 임원의 절반을 여성임원으로 꾸렸다.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여성임원 비율은 40.7%에 달했다. 

씨티은행의 임원은 총 12명으로 이 중 6명이 여성임원이다. 씨티은행 여성임원은 작년 4명에서 올해 2명 더 늘었다. SC제일은행 여성임원도 5명으로 전체의 23.8%를 차지했다. 또 외국계 은행의 사외이사를 보면 전체 5명(씨티은행 3명, SC제일은행 2명) 중 3명은 여성 사외이사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방은행 여성임원은 3명에 불과···사외이사는 모두 남성

지방은행을 보면 여성임원의 비율은 더 떨어져 시중은행보다 유리천장이 더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은행의 사외이사 구성을 보면 모두 남자 사외이사로만 꾸려졌다.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전체 임원 수는 83명으로 이 중 여성 임원은 3명에 불과했다. 

여성임원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대구은행에 각 1명씩만 존재했다. 부산은행에는 박경희 WM고객본부 상무가, 경남은행에는 이정원 WM고객본부 상무가, 대구은행에는 구은미 준법감시인(상무)이 올해 여성임원으로 활동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책임자급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은행 내에 차별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은행의 채용을 보면 여직원 채용이 남직원 채용보다 많아지고 있다. 차츰 여성 임원 숫자는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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