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업체가 새벽배송 시작하면 새벽배송, 당일배송 하면 당일배송
배송 후발주자로서의 차별화 전략 보이지 않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이전보다 더욱 가시화된 분야가 있다. 바로 온라인이다. 소비자들은 대면 소비 대신 비대면 접촉을 선호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급부상했다. 반대로 오프라인 유통매장들은 줄줄이 1분기 어닝 쇼크를 맞았다. 매장을 찾는 사람이 없으니 매출이 감소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백화점·대형마트 가릴 것 없이 모든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매출 감소를 맞은 1분기, 온라인은 보란듯이 고성장을 기록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인 와이즈리테일이 19일 발표한 ‘1분기 한국인 온라인 결제금액’(20세 이상 한국인 개인 소비자의 카드·계좌이체·소액결제 기준)에 따르면 네이버·쿠팡·이베이코리아·11번가 등 국내 빅4 커머스 업체 모두 결제액이 늘었다. 

1위를 기록한 네이버의 1분기 온라인 결제금액은 5조8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1% 늘었고, 2위인 쿠팡 결제금액은 4조8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결제액이 46.3% 늘었다.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도 각각 4조2300억원, 2조5600억원의 결제액을 기록하며 지난해와 비교해 3.1%, 7.5%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의 우열을 모두 코로나19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지난해 대형마트는 가격경쟁을 펼쳤다. 모든 대형마트가 최저가를 외쳤다. 그러나 매달 산업부가 발표하는 유통업계 매출동향에서 대형마트만이 매출 성장률 마이너스에 그쳤다. 가격은 온라인이 더 싸다. 가격비교도 온라인이 더 쉽다. 가격이 대형마트만의 배타적인 경쟁력이 될 수 없는 이유다. 

가격뿐이겠는가. 배송에서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이유는 즉시성에 있다. 당장 필요한 걸 당장 살 수 있다는 장점이야말로 오프라인 매장의 존재 이유다. 그러나 최근엔 이마저도 희미해지고 있다. 일례가 편의점 배달이다. 전국에 500개의 대형마트가 있다고 하면, 편의점은 4만여개다. 이처럼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에서의 배달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 이커머스 대부분도 오늘 주문하면 오늘 갖다주니 오프라인 방문을 대체할만한 즉시성은 이미 완성형이다.

국내 소비 시장에서 배달과 배송은 이미 일상화, 패턴화 됐는데 후발주자로 나선 유통기업들에게선 선발대 이커머스 기업 서비스를 뛰어넘는 특장점을 찾기 어렵다. 

현재의 오프라인 업체들은 이커머스 따라가기에 바쁘다. 온라인이 새벽배송을 하면 오프라인 업체들도 뒤따라 새벽배송을 론칭했다. 즉시배송을 하면 즉시배송으로 응수했다. 이커머스를 잡겠다곤 하는데 서비스 내용이나 가격 등에서 특별한 차별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작금의 오프라인 매장 침체는 업계 전반에 드리워진 공통의 예고편이다. 소비 심리가 회복된다는 하반기가 탈출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사업 경쟁력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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