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 -0.5% 예상
수출 지표 등 고려하면 마이너스 성장률 불가피

지난 11일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2공장의 완성차 주차장이 한산하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2공장의 완성차 주차장이 한산하다. /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초 정부가 경제전망을 내놓을 예정인 가운데 '마이너스' 성장을 발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경제 지표들을 고려하면 올해 마이너스 전망이 매우 설득력 있다고 평가한다. 

다음 달 초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새롭게 발표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올해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당시는 코로나19 발생 전이었지만 올 들어 코로나19가 경제에 악영향을 주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였다. 올해 들어 예산을 상반기에 집중 투자하면서 경기 회복을 시도하려고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계획은 틀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내수뿐 아니라 외수도 큰 타격을 입으면서 경제 전반에서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통계에서 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1.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 -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특히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버금가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분기에는 수출·투자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마이너스 성장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지난 2009년 2월 정부는 그해 성장률 전망치를 -2%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마이너스 전망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지난달 말 기준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0.9%였다.

국내 연구기관에서도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은 지난 14일 2020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0.5%로 예상했다. 국내 연구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한 것이다.

국가미래연구원 소속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지속기간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크게 달라진다”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9월까지 한 자리수를 유지한다면 –1%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고 연말까지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1.5%~-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마이너스 성장 전망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산업생산, 고용 등 다른 지표들을 참고하면 이미 2월, 3월, 4월에서 매우 좋지 못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지속 기간에 따라 한 달 평균 –0.3% 정도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맞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분기 수출 지표가 매우 나쁘기 때문에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정부가 재정을 계속 투입하고 있기 때문에 0%를 만들 가능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나 기업들은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며 “3차 추경은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비교적 경기 부양효과가 높은 쪽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발표에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오는 20일 올해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다. 이어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1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주요 20개국(G20)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2%로 내다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사무총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에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하면 세계 경제 전망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나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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