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혼잡도 150% 이상일 때 마스크 필수 착용
버스는 관련 규정 따로 없어

15일 마스크를 놓고 온 시민이 사당역 자판기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15일 마스크를 놓고 온 시민이 사당역 자판기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15일 오전 7시 50분 신림역 지하철 게이트에서는 지하철 보안관이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푯말을 들고 서있었다. 이내 마스크를 턱으로 내려썼던 한 시민이 푯말을 보고 마스크를 올려 썼다.

오전 8시, 2호선과 4호선 환승역이어서 혼잡한 사당역에서는 역장, 부역장, 역무원들이 승강장에서 탑승자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탑승자들의 간격 조정과 줄 세우기, 안내 방송 등을 맡고 있었다. 특히 혼잡 시에는 마스크 미착용자에 대한 지도를 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2호선 외선순환 사당역의 혼잡도는 149.2%였다. ‘주의’ 단계의 혼잡도다. 이 단계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수 없지만 역무원이 승객분산을 유도하고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했다.

주의 단계였음에도 줄을 선 시민들이 지하철에 다 탑승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사당역은 혼잡해 2줄 서기가 불가능하고 4줄 서기로 줄을 서는데 그마저도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혼잡’이 아닌 ‘주의’ 단계에서도 극심하게 혼잡해 보였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열차의 호선별 혼잡도를 알려주는 혼잡도 예보제를 지난 1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15일 지하철 주요 구간 혼잡도 정보. / 사진=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캡처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열차의 호선별 혼잡도를 알려주는 혼잡도 예보제를 지난 1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15일 지하철 주요 구간 혼잡도 정보. / 사진=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캡처

지하철 혼잡도는 ▲80% 이하 ‘여유’ ▲80~130% ‘보통’ ▲130~150% ‘주의’ ▲150% 이상 ‘혼잡’ 단계로 구분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열차의 호선별 혼잡도를 알려주는 혼잡도 예보제를 지난 13일부터 시행했다. 서울교통공사는 호선별 최고 혼잡구간과 혼잡시간대, 혼잡도 수치 등을 앞으로 전날 오후 6시부터 제공하고 있다.

한 시민이 역장에게 다가가 마스크 판매처 위치를 물었다. 역장은 마스크 자판기 위치를 알려줬고 이내 이 시민이 자판기로 가서 마스크를 구매했다. 이 시민은 “마스크를 깜빡하고 챙기지 않아서 자판기 위치를 물어봤다”며 “공적 마스크 가격인 1500원보다 2배 비싼 3000원이었지만 급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당역 게이트에 마스크 판매처 안내가 붙어 있다. / 사진=강수지PD
15일 사당역 게이트에 마스크 판매처 안내가 붙어 있다. / 사진=강수지PD

사당역에서는 지하 3층 승강장 통합판매대, 지하 1층과 지하 2층 자동판매기, 지하 1층과 지하 2층 상가에서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해당 내용은 지하철 게이트 벽에 붙어 있었다.

지난 13일부터 서울 지하철 안에서는 혼잡도 150% 이상 일 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은 지하철 탑승이 제한됐다. 역무원이 개찰구에서 진입을 제한한다. 이렇게 되면 마스크를 깜빡하고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은 마스크를 구매해야만 한다.

사당역장은 “‘혼잡’ 단계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지도하게 되는데 미착용자들 10명 중에 6명 정도는 가방에서 마스크를 꺼내는 경우가 많다”며 “미착용자의 20~30%는 자판기 등을 통해서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 3일째인데 시행에 따른 시민들의 불만이 없느냐고 묻자 사당역장은 “승객들의 불만은 없고 다들 알아서 마스크를 잘 챙겨 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전에는 사당역은 출근길에 혼잡도가 172%까지 달했다. 그러나 아직 오프라인 등교가 이뤄지지 않고 재택근무, 시차제 근무 등으로 혼잡도가 평시보다 낮은 편이다. 그러나 정상화되면 혼잡도가 급격히 오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현재 서울, 대구, 인천, 부산 지하철에서 마스크 착용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탑승이 제한되고 있다.

버스에서는 마스크 관련 의무 규정이 없다. 15일 한 버스에 탑승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공고문을 붙여져 있다. / 사진=강수지PD
버스에서는 마스크 관련 의무 규정이 없다. 15일 한 버스에 탑승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공고문을 붙여져 있다. / 사진=강수지PD

그러나 아직 혼잡도가 심한 버스의 경우 이런 규정이 없다. 사당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는 출근길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간간이 보였다. 지하철처럼 규정이 없기 때문에 미착용자에게 불이익은 없었다.

다만 한 버스에서 ‘신종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착용. 버스 차량 탑승 시 필히 마스크 착용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통일된 규정이 없어 버스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지침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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