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콕족 늘면서 증가한 라면 수요
농심, 기생충 짜파구리 특수까지 겹치며 영업익 101% 증가
오뚜기, 당기순이익 59& 늘어···삼양식품도 해외 매출 49% 올라

농심 짜파구리. /사진=농심
농심 짜파구리. / 사진=농심

국내 라면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을 이뤘다. 

◇ '짜파구리, 신라면' 덕 본 농심, 영업익 101% 증가 

농심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877억원, 영업이익 636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8%, 영업이익은 무려 101.1% 성장했다.

농심의 1분기 매출 성장의 주 요인은 짜파구리 열풍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외 라면소비 증가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작품상 수상(지난 2월)을 계기로 국내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짜파구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이 급증했다. 

영업이익 개선도 라면 매출 성장이 주효했다. 라면 수요가 급증해 공장가동률과 생산효율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른 고정비 감소효과가 나타나면서 이익이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농심의 온라인 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115% 증가했고 마트, 편의점 등 유통채널에서의 시식과 프로모션 활동이 제한되면서 전반적인 판촉 비용도 줄어들었다. 

이어서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이 줄고 가정식 수요가 늘어나자 국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들까지 라면을 찾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라면소비가 늘어났다. 농심의 1분기 국내법인 매출(수출포함)은 전년 대비 14.2% 성장한 5199억원을 기록했다.

농심은 "해외시장 성장이 돋보였다. 짜파구리 열풍에서 시작된 한국 라면의 인기가 전 세계로 번졌고, 이후 코로나19 가 해외로 확산하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라면 사재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현지 공장을 풀가동하는 동시에 수출물량을 대폭 늘려 수요에 대처했다. 또 해외법인별 지속적인 영업과 유통망 확장을 바탕으로, 1분기 해외법인 실적은 전년 대비 25.9% 늘어난 167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농심은 매출과 이익이 늘어난 것에 대해 “일시적인 특수”라고 평가했다. 외부요인으로 인해 라면뿐만 아니라 여러 먹거리, 생필품 등의 소비재 기업들이 단기적인 호실적을 냈다고 분석된다. 농심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의 라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 이라며 “수출을 확대하고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수요에 적극 대처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오뚜기, 양념소스류 제외하고 전 제품군 매출 고루 성장 

같은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오뚜기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오뚜기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8.1% 오른 64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3% 증가한 572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49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9.9%나 올랐다. 

전체 매출 중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7.6% 증가한 5896억원, 해외매출은 14.1% 오른 558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양념소스류를 제외하고는 전분야가 성장세를 보였다. 1분기 양념소스류 매출은 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이는 외식시장이 침체하면서 관련 수요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반면 건조식품류(+16.9%), 유지류(0.8%), 면제품류(12.0%), 농수산가공품류(16.3%) 등 여타 제품군에서는 호실적을 보였다. 

◇ 삼양식품, 해외 수요가 실적 이끌어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을 제조판매하는 삼양식품은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563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73%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라면 수요 증가가 1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해외의 경우 각국의 외출제한 조치로 실수요가 증가한 것과 더불어 물류 차질 등으로 제품 공급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 해외 거래선들이 주문량을 늘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한 7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 라면 수출에서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1분기 49%로 확대됐다. 

국내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한 79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된 2월 말을 기점으로 기존 대비 발주량이 2배 이상 늘어났으며,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확대된 라면 수요가 내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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