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판교 테크노폴리스로 본사 이전···혁신기술기업으로 전환
올해 미래가치 비용에 4900억원 투자···AI·사물인터넷 등 기술 개발 박차
수익 개선 위해 고인치 타이어 비중 확대···코로나19 위기에 7000억원 유동성 확보

한국타이어는 이달 미래산업단지 판교로 본사를 이전하고 혁신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한국타이어는 이달 미래산업단지 판교로 본사를 이전하고 혁신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미래산업단지인 판교로 본사를 옮긴다. 이번 본사 이전은 단순히 사옥을 옮기는 것이 아닌, 혁신기술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그룹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이르면 오는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테크노폴리스’로 자리를 옮긴다. 이 곳에는 한국타이어 뿐 아니라 한국네트웍스, 한국아트라스비엑스 등 그룹 계열사도 모인다. 총 1000여명의 임직원이 앞으로 함께 근무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2015년부터 이전을 준비해왔으며,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기존 서울 역삼동 사옥은 임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4차산업시대를 맞아 제조업도 첨단기술과의 융합이 필수가 됐다”며 “기술혁신을 통해 고품질의 신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기술혁신으로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디지털기술 개발을 확대해 품질 개선 및 비용절감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4900억원 상당의 비용을 연구개발시설 및 공장 유지보수에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한국타이어는 AI(인공지능) 기반의 타이어 재료(컴파운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컴파운드를 개발하는데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이 걸리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할 경우 개발기간이 50% 이상 줄어든다. 이 시스템은 클라우드 플랫폼에 실제 타이어 모습을 디지털화해서 구현하고,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온 결과를 현실에 반영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현실과 가상현실이 융합돼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향상된 결과물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또 지난 3월에는 AI와 IoT(사물인터넷)를 활용한 설비 이상 탐지 예측 시스템을 개발했다. 초 단위로 설비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며, 의심되는 데이터는 선별적으로 수집해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빅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설비 이상 상태를 조기에 예측하고, 이상 유무가 탐지되는 즉시 무선 통신기술을 활용해 설비 담당자에게 알려 품질 문제를 사전에 방지한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국내 공장 설비에 해당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향후 미국·유럽 등 해외 공장으로 시스템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술 개발을 통해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타이어 제조 비용을 큰 폭으로 줄였다. 1분기 한국타이어 제조 원가는 톤당 1540달러로 전년 대비 10%가량 하락했다. 향후에도 원가 절감 효과는 계속 이어져 2분기에는 8%, 3분기 12%, 4분기 11%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지난 1분기 한국타이어는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자동차 산업 침체 및 공장 가동 중단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가량 감소했다. 한국타이어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폴크스바겐, GM 등 전세계 대다수 자동차 기업에 제품을 공급한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올해 하반기부터 회사는 수익 회복을 위해 고인치(18인치 이상)타이어 판매 비중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지난 2017년 한국타이어의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은 26.4%였으나, 지난해에는 32%까지 늘었다. 올해는 35% 이상 비중을 높여 수익개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아울러 코로나19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회사는 코로나19에 따른 유동성 악화를 대비해 약 7000억원의 추가 유동성을 확보했다. 3500억원 이상은 3년물 이상의 저금리로 조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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