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대우건설 사장 깜짝 방문에 물심양면으로 조합원에 공들여
과열 우려에 서울시도 인력 파견 등 예의주시

김혀 대우건설 사장(오른쪽)과 백정완 주택사업본부장이 반포3주구 조합사무실에서 조합관계자와 면담한 뒤 나오고 있다. / 사진=대우건설
김혀 대우건설 사장(오른쪽)과 백정완 주택사업본부장이 반포3주구 조합사무실에서 조합관계자와 면담한 뒤 나오고 있다. /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보름 여 앞으로 다가온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3주구) 시공사 선정을 위한 막판 스퍼트에 나서고 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조합 사무실에 깜짝 방문해 기선제압을 하는가 하면, 공사도급계약서로 맞붙자며 입찰제안서의 조건이 월등히 높음을 자신하고 있다.

◇열위에 있는 브랜드 선호도, 공약으로 뒤엎을까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초 반포3주구에서는 정비사업장에 약 5년 만에 재등장한 삼성물산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래미안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데다가 삼성물산이 바로 옆 반포주공2단지를 재건축 한 래미안 퍼스티지가 반포 대장주로 자리매김한 영향이다. 지난달 인근 신반포15차의 시공사 변경 총회에서 삼성물산이 압승한 분위기도 지지도에 영향을 미치며 삼성물산이 3주구에서도 주도권을 잡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지난달 말부터 시공사의 입찰제안서가 공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개개인 조합원의 경제적 유불리를 결정짓는 재건축 사업비 대여, 공사비 인상여부, 정산조건 등에서 대우건설이 경쟁사 대비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서다. 대우건설은 기준금리 상승에도 변동 없는 0.9% 고정금리를 제시했고, 삼성물산은 사업비 대여를 회사채 금리에 0.25%를 가산을 제안했다. 삼성물산 회사채 금리는 최근 연 1.63%(3년 만기 기준) 수준으로, 제시한 조건에 따라 추산하면 1.9% 수준이니 대우건설이 경쟁사 대비 1% 가량 낮다.

또 대우건설은 조합이 빌린 사업비를 먼저 납부하면 대여비 정산에서도 할인해주겠다는 혜택을 내걸었다. 공사의 범위도 차이를 보였다. 대우건설은 조합안 대부분을 이행하기로 한 반면, 삼성물산은 매립폐기물 및 문화재 발생시 처리비용, 모델하우스 건립비용을 제외하기로 해 공사비용이 늘어날 소지를 포함하고 있다. 공사비용이 증가하면 추후 개개인의 조합원이 낼 추가 분담금이 늘어난다.

특히 대우건설은 수장까지 현장에 나서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지난 13일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백정완 주택사업본부장과 함께 반포3주구 조합사무실을 깜짝 방문해 직접 “입찰제안서와 계약서 내용을 반드시 지키고 한남더힐을 능가하는 단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형 사장이 재건축 사업 관련 합동설명회 아닌 조합 사무실을 찾아 나선 건 처음있는 일이다.

다만 의욕이 넘치다보니 일부 잡음도 있다. 하루 전 온라인 소유주 카페에는 대우건설이 마스크와 빵, 과일 등을 제공했다거나 개관을 앞둔 홍보관까지 픽업을 나오는 등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한남3구역에서 한 건설사가 조합원에게 마스크를 제공했다가 서울시 의뢰로 검찰 수사를 받는 만큼 시공사도, 조합원도 모두 조심하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한남3구역에서는 모 건설사가 마스크가 품귀현상이 있을 때 제공했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나. 사실인지도 모르겠지만 마스크 제공 등이 의미를 둘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막상막하 여론에 갈수록 과열···서울시, 현장에 10명 투입

갈수록 지지도가 비슷해지는 분위기상 시공사들의 홍보도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달 초 대우건설은 경쟁사인 삼성물산과 재건축의 실세로 불리는 H조합장을 업무방해·정보통신망법위반·개인정보보호법 등의 혐의로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A조합장은 지난 6일 반포3주구 조합원에게 문자메시지로 대우건설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H조합장은 당시 ‘삼성보다 최소 수백억 원 손해인 제안서를 제출한 대우건설’ 등의 내용을 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H조합장의 불법 홍보 활동에 삼성물산이 개입했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황이 있다. 수사 기관을 통해 해당 사실의 진위를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오는 15일까지 사업장에 시청 관계자와 서초구청 관계자, 변호사 등 10명을 파견한다.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제안서, 홍보 책자 등을 살펴보고 법적 위반사항이 있는지 따져보는 차원에서다.

한편 반포3주구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구반포로 초입에 위치, 반포1·2·4주구와 마주보고 있다. 재건축을 통해 기존 1490가구에서 지하3층~지상35층 2091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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