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추행·올해는 성희롱, 잇단 ‘성 비위’ 사건 발생
김 사장 취임 이후 하청업체 갑질 등 각종 논란 지속
내부청렴도 하위권 ‘3등급→4등급’
“내부결속 다지고 공기업 기본의무 지켜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수장인 김세용 사장을 향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는 물론 공직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원들이 성 비위 사건에 휘말리는가 하면 반지하 거주민을 비하하는 사업 용어로 구설수에 오르는 등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잡음이 끊이질 않아서다. 이에 따라 SH공사의 수장인 김세용 사장의 책임론도 부상하고 있는 모습이다.

◇SH공사 간부,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 술자리 열고 여직원 성희롱

12일 SH공사에 따르면 최근 사내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 3급 중간 간부인 A씨는 지난 3월 근무시간 도중 여성 부하직원 B씨를 불러내 3시간 가량 술을 마시며 성희롱 발언을 했다. 성적 수치심을 느낀 B씨는 사내 인사팀에 신고했고, A씨는 SH공사 감사실로부터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솜방방이 처벌로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일고, B씨가 징계처분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이 사건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진행되던 시기에 발생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SH공사의 성 비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도 성희롱 예방·교육 담당 고위 간부가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례가 있었다. 1급 간부인 인사노무처장 C씨는 직원 워크숍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던 여직원의 주머니에 자신의 손을 넣어 접촉하고, 다른 여직원의 허리를 감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경영진들에게 보고됐지만, C씨는 경위를 묻는 김세용 SH공사 사장에게 이미 해결됐다는 식으로 문제를 축소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또 C씨는 서울시 조사가 진행 중인 기간에 회삿돈으로 외부 교육을 다녀 와 또 다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1년 만에 비슷한 상황이 연출됨에 따라 SH공사의 공직기강 해이가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지난달에는 ‘막말 마케팅’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SH공사는 반지하 개선사업을 발표하며 자사가 보유한 다세대 주택의 반지하 공간에 거주하는 세대를 지상층으로 옮기고, 해당 반지하 공간을 복지시설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탈바꿈할 반지하 공간의 이름을 ‘기회가 생기는 층’이라는 의미를 담아 ‘기생층’이라는 용어로 명명했다. 아카데미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영화명을 차용한 것이다. 발표 이후 여론은 들끓었다. 정책의 취지는 좋으나 ‘반지하 거주민이 모멸감을 느낄 수 있는 배려 없는 작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SH공사는 발표 이틀 만에 공식 사과문을 내고 해당 이름을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세용 사장 리더십 흔들 “내부관리 부실에 따른 결과”···2019 내부청렴도, 최하위 수준

SH공사가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김세용 사장의 리더십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김 사장이 2018년 취임한 이후 SH공사에서는 하청업체 갑질·금품수수 의혹, 퇴직자 일감 몰아주기, 친인척 채용 의혹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직원 2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당시 유서에는 경영진과 노조에 대한 비판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안팎에서는 일련의 사건들이 김 사장의 내부 조직 운영 부실에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 사장은 인사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18년 말 인사혁신을 내세우며 관리자급 28명을 직위 해제했다. 전·현직 직원들의 갑질, 금품수수, 토지보상금 편취 등이 적발된 것을 계기로 조직쇄신 차원이라는 게 SH공사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대상 직원들은 김 사장의 ‘인사 갑질’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퇴진 대상에 오른 10명의 간부직원들은 “사장의 경영실패를 간부 수십 명에게 전가했다”며 고령자고용법 위반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김 사장을 고소했다.

SH공사의 불협화음은 각종 지표로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한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SH공사는 내부청렴도에서 1~5등급 중 4등급을 받았다. 내부청렴도는 인사·예산·업무지시가 투명하고 공정했는지, 조직 내 부패행위가 관행화됐는지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2018년 대비 한 단계 내려간 것이다. 소속 직원을 상대로 하는 내부청렴도가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면서 김 사장의 고심도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실적도 하락세다. SH공사가 공개한 ‘2019 경영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1조3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2조1635억원과 비교해 37.3% 줄어든 것이다. 김 사장의 취임 전인 2017년(2조5212)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순이익 또한 2017년 2159억원에서 지난해 1094억원으로 줄었다. SH공사의 한 관계자는 “조직관리 등 내부 결속을 다지고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을 실현하는 공기업의 기본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주문이 공사 안팎에서 나온다”며 “하지만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김 사장이 과연 개선사항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정정 및 반론보도] SH공사, 공직기강 해이 심각···김세용 사장 책임론 대두 보도 관련

시사저널e는 지난 5월 12일 SH공사가 최근 성희롱발언을 한 중간 간부에 대해 '감봉'에 불과한 솜방망이 처벌로 제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일고, 과거의 부정적 사건들을 나열하여 보도하면서 공직기강 해이가 심각하고,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아 김세용 사장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SH공사의 이번 성희롱 사건은 현재 징계절차가 진행 중으로 징계수준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며, 하청업체 갑질 사건은 김세용 사장 취임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SH공사는 성비위자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하고 있고 실적부진이나 조직관리 미흡 등으로 인해 김세용 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는 보도는 근거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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