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품 수급 문제로 부평1공장 장기 휴업 진행
트레일블레이저, 북미 출시 앞두고 생산차질···“주문 대비 공급량 한참 못 미쳐”
국내서도 3000대 이상 대기 물량 발생

5월 한국GM 부평1공장 휴업일정.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5월 한국GM 부평1공장 휴업일정. / 사진=김은실 디자이너

국내외에서 선전하던 트레일블레이저 앞길에 적색불이 켜졌다.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한국GM 부평1공장이 부품수급 문제로 5월 대부분을 쉬게 되면서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12일 한국GM 노동조합에 따르면 부평1공장은 11일, 15일, 18~19일, 22~29일까지 휴업을 진행한다. 또 이달에는 주말 특근도 따로 진행하지 않아 한달 중 총 24일을 쉬게 된 셈이다. 앞서 부평1공장은 황금연휴를 맞아 1일부터 6일에도 휴업했다. 18일은 한국GM 노조 창립기념일이다.

다만 이후 휴업일정의 경우 부품수급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부평1공장이 연이어 휴업을 실시하는 것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부품 수급 문제 때문이다. 특히 필리핀에서 조달하는 자동차 바디 배선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서 생산 일정 조절이 불가피해졌다. 필리핀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지난 3월 15일 메트로 마닐라를 봉쇄한 것을 시작으로 봉쇄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공장 휴업이 장기화되면서 트레일블레이저 생산에도 차질이 생기게 됐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올 뉴 말리부 이후 4년만에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신차로 회사 경영정상화의 핵심이다.

지난달 트레일블레이저는 내수에서 1757대를 판매하며 전체 내수 판매의 약 26%를 차지했다. 수출판매의 경우 4월 1만1762대를 기록하며 누적 기준 5만대 넘게 수출했다.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완성차 해외판매가 19만6803대로 전년대비 70%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트레일블레이저 수출량이 의미있는 것은 해외 출시 전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트레일블레이저 수출 물량 중 상당수를 북미에 판매하는데 아직까지 북미에서는 출시도 하지 않았다. 현재 수출하는 것은 출시를 앞둔 물량 확보 차원으로, 출시 이후에는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오는 상반기 북미 시장에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는 지난달 북미에 1만대 이상 수출했으나, 이는 미국에서 주문한 물량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원래대로라면 주말특근까지 하면서 생산량을 맞춰야 하지만, 전세계 코로나19사태로 인한 부품수급 문제로 생산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트레일블레이저 인기는 계속되고 있으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판매에 제동이 걸렸다. 1~4월 트레일블레이저 내수 판매는 5552대를 기록했으며 현재 국내에서 트레일블레이저 대기 물량만 3000대가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GM은 올해 트레일블레이저를 내수 4만대, 수출 16만대씩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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