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신청자도 33% 증가해···전체 수급자도 역대 최대
채용 축소·연기에 고용보험 취득자 급감···2030세대 직격탄
지난달 1조원에 달하는 실업급여가 고용보험기금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위축으로 실업자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99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51억원(34.6%) 급증한 것으로 한 달 구직급여 지급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에게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이다. 구직급여는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올해 2월(7819억원), 3월(8982억원)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2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만2000명(33.0%) 증가했다. 실업자 대열에 새로 들어간 사람이 그만큼 급증했다는 의미다.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65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3만1000명(25.2%) 늘었다. 이 또한 역대 최대 규모다. 1인당 평균 수급액은 152만6000원이었다. 구직급여 지급액이 급증한 배경에는 신규 신청자 증가 외에도 구직급여 지급액 인상과 지급 기간 확대 조치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한편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도 감소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7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만3000명(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3월 20만명대로 떨어진 지 한 달 만에 10만명대로 주저앉은 것이다.
서비스업의 가입자는 938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19만2000명(2.1%) 늘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40만명대의 월별 증가 폭을 유지하며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를 이끈 것과는 대비된다.
주로 대면 서비스를 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꺾이거나 감소 폭이 커졌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면 접촉 기피 현상과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로 분석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은 3월 2만6000명에서 지난달 2000명으로 급감했다. 학원을 포함한 교육서비스업의 가입자 증가 폭은 1만8000명에서 5000명으로 감소했고 도·소매업은 2만3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줄었다.
여행업체가 속한 사업지원서비스업은 가입자 감소 폭이 1만8000명에서 2만6000명으로 확대됐다. 국내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54만1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4만명(1.1%) 감소했다. 감소 폭은 3월(3만1000명)보다 확대됐다. 제조업의 가입자 감소는 지난해 9월부터 8개월째다.
주력 산업인 전자·통신업과 자동차업에서도 각각 7300명 줄었다. 생산 라인의 해외 이전, 수출 감소, 구조조정 등이 원인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지난달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56만명)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만1000명(17.8%) 감소했고 자격 상실자(52만9000명)는 2만5000명(4.5%) 줄었다.
고용보험 자격 취득자가 급감한 것은 기업이 채용을 축소하거나 연기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자격 상실자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기업이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 유지 노력을 한 결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를 세대별로 살펴보면 40대, 50대, 60대 이상에서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29세 이하와 30대에서는 각각 4만7000명, 5만7000명 감소했다. 29세 이하와 30대 가입자 감소 폭은 3월보다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