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품권으로 받을 경우 제한 많아
같은 가맹점이어도 사용 가능 여부 달라져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한 주민이 긴급재난지원금 안내문을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한 주민이 긴급재난지원금 안내문을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받은 A씨는 다이소에서 사용가능하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생활용품을 재난기본소득으로 구매하기 위해 다이소를 방문했다. 그러나 다이소 결제 카운터 직원은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지급받은 재난지원금은 다이소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이소 점원은 “다이소에서 제로페이 사용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통장에서 바로 출금되는 형식의 제로페이는 된다. 즉 선불카드로 되는 건 사용가능한데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다”며 “소상공인 지원하는 상품권이기 때문에 다이소에서는 사용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지급한 재난지원금의 사용처를 놓고 불만이 나오고 있다. 통신료 등 기본 생활에 필요한 곳에 사용하지 못하거나 같은 가맹점이어도 받는 방식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달라져 혼란을 주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다이소 같은 경우 선불카드 쪽에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처에서는 제외시켰다”며 “서울사랑상품권 사용처를 논의하는 위원회에서 골목상권 활성화에 목적을 두고 사용처를 제한하게 됐는데 다이소는 직영점 체제인데다 판매하는 물품이 골목상권 물건들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위원회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난지원금을 지급받은 소비자들 사이에 불만이 나온다. 판매점만 고려했지 이를 사용해야 할 사용자 입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이소는 대규모 기업이기는 하지만 저렴한 가격의 생필품이 많은 특성상 서민들이 많이 찾는다. 지원금을 받는 서민들이 다이소에서도 서울사랑상품권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A씨는 “자취하기 때문에 다이소에서 물건을 많이 사는데 여기도 안 되고 대형마트에서도 사용할 수 없으니 더 비싼 매장에서 생활용품을 사야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선불카드로 재난기본소득을 받았다면 다이소에서 물품을 마음대로 살 수 있다. 그러나 서울사랑상품권으로 받았다면 다이소에서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같은 재난지원금이지만 사용 환경은 달라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지역상품권 관계자는 “상식선에서 보면 다이소 같은 곳을 많은 국민들이 이용한다는 것을 안다. 기본 생필품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다이소 등의 매장에서 사용 가능한 게 맞다고 생각하긴 한다”면서도 “사용처를 정하는 쪽에서는 본래의 취지에 매몰돼 있어서 당장 코로나19의 피해와 특수성에 대해 고려하지 못한 것 같다.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화폐나 지역상품권의 경우 사용처 제한이 심한데다 각 지자체별로도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모든 대중 교통에서 이용하기보다는 부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사용할때마다 사용처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인터넷‧모바일 결제나 계좌 자동이체, 통신비 납부, 보험료 등에서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용에 대한 기준도 없어 가맹점을 일일이 찾거나 전화해서 물어봐야하기 때문에 결국 시민들은 가장 무난한 음식점, 학원, 편의점 등에만 재난소득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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