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카메라로 수익성 개선하나
20분기 동안 이어진 적자고리 끊을지 주목

8일 LG 베스트샵에 전시된 LG 벨벳 / 사진=윤시지 기자
8일 LG 베스트샵에 전시된 LG 벨벳. 왼쪽부터 일루전 선셋, 오로라 그린 색상. / 사진=윤시지 기자

“오로라 화이트, 일루전 선셋 등 색상에 대한 고객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오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소재 한 LG 베스트샵 모바일 부스에서 만난 직원은 이 같이 소개하면서 “선호도 높은 두 색상 중심으로 물량이 가장 많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을 좌우할 전략 스마트폰 ‘벨벳’ 출시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신제품은 디자인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과거 피처폰 시절 초콜릿폰, 프라드폰 등 영광을 재현한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지난달 제품 렌더링을 공개하고 전날 온라인 론칭 행사를 진행하는 등 디자인 마케팅에 공 들이고 있다. 

이날 LG 베스트샵 매장은 점심시간을 넘긴 평일 오후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해당 매장은 입구 바로 측면에 모바일 부스를 대대적으로 설치하고 LG 벨벳을 전시한 상태다. 이따금 매장 내 가전 코너를 둘러보던 일부 방문객들도 모바일 부스 코너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멀리서도 모바일 부스에 전시된 LG 벨벳의 후면 색상은 한 눈에 들어왔다. 

매장 직원은 아무래도 제품 전반적으로 색상이 화려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오로라 그레이 색상에 대해선 관심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며 "다른 제품을 사러왔다가도 구경하러 오는 고객들이 더러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벨벳의 디자인을 최우선 강점으로 내세운다. 우선 화려한 색상이 특징이다. 벨벳은 오로라 화이트, 오로라 그레이, 오로라 그린, 일루전 선셋 등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각도와 조명에 따라 후면 색상이 변하는 후면 커버를 채용해 화려한 느낌을 더했다. 

여기에 LG전자는 벨벳의 ‘손맛’을 강조한다. 대화면 디스플레이에도 손에 달라붙는 그립감을 준다는 설명이다. 벨벳은 전반적으로 길고 좁은 모양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6.8인치에 달하지만 너비가 74.1mm로 짧다. 여기에 디스플레이 좌우 끝과 후면 커버를 동일한 각도로 구부리는 ‘3D 아크 디자인’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손에 밀착되는 접촉면을 넓혀 편의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직접 쥐어보니 평소 작은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기자의 손에도 쏙 들어왔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풀HD+까지, 화면 비는 20.5:9를 지원한다. 여기에 스테레오 스피커와 인공지능 사운드 기능은 동영상 콘텐츠를 볼 때 몰입감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3D 아크 디자인이 적용된 스마트폰 하단/ 사진=윤시지 기자
3D 아크 디자인이 적용된 LG 벨벳/ 사진=윤시지 기자

길고 얇은 디자인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5G 모뎀이 통합된 칩셋 탑재도 한 몫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 벨벳엔 퀄컴의 스냅드래곤765 5G가 탑재됐다. 플래그십 AP인 스냅드래곤865보다는 한 단계 아래 제품군이지만 7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5G 통합칩이다. 직접 써보니 고용량 게임도 무리 없이 구동됐다. 배터리 용량은 4300mAh에 8GB 램을 탑재했으며 저장용량은 128GB이다.

후면 카메라 디자인도 강점이다. 최근 삼성전자나 애플이 적용한 ‘인덕션’ 디자인이 아닌 카메라 모듈과 플래시를 세로형으로 배치한 ‘물방울 카메라’ 디자인을 적용했다. 벨벳은 후면 4800만 화소 표준 카메라,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 등 3개를 쓴다. 저조도 환경에서 4개의 화소를 하나로 묶어 촬영하는 ‘쿼드비닝’ 기술을 적용했다.

 

물방울 카메라 /사진=윤시지 기자
LG 벨벳 물방울 카메라 /사진=윤시지 기자

LG전자는 벨벳을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제품군으로 분류한다. 플래그십과 보급형 단말기 사이다. 벨벳의 국내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지난해 출시된 준플래그십 G8 씽큐 출고가(89만7600만원) 보다 2200원 더 비싸다. 기존 모델과 달리 LG 벨벳이 5G 통신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가격이 소폭 상향된 것으로 분석된다.

비슷한 시기 삼성전자 역시 중저가 스마트폰을 쏟아내면서 가격 비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갤럭시A31과 갤럭시A 51 5G를 출시했다. 갤럭시A51 5G 출고가는 57만 2000원이다. 후면 쿼드카메라를 탑재하고 6.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LG전자에게 벨벳은 내년 흑자 전환 발판 역할이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까지 스마트폰 사업에서 20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올 1분기 매출 9986억원, 영업손실 2378억 원으로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4%, 전년 동기 대비 34% 각각 줄었다.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아 중국 협력사 생산 차지과 수요 변수가 생겼다.

시장은 올 2분기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어려운 업황을 예상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 MC사업부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조원, 영업손실 20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대체로 벨벳 출시에 따라 실적이 전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벨벳 판매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MC사업부는 높은 ODM 비중에 따른 우려가 있으나 최근 생산 인력의 대부분이 복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LG 벨벳, 5G 보급형 출시를 통해 시장충격에 대응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