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시 화웨이 우위 점할 가능성 있어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전세계 스마트폰 1분기 시장 규모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6년 만에 처음으로 3억대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은 미국과 인도 등 주요 시장에서 타격을 받아 전년동기대비 18% 급감했다.  

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7200만대) 대비 18% 감소한 5900만대를 기록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950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3% 감소했다.

삼성전자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한 2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위 5위권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 변동이 없거나 더 상승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에 대해 미국과 인도 시장에서의 감소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미국과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매출의 약 20%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인도 시장에선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업체와 경쟁이 심화했고 삼성전자가 우위를 보이는 남미 시장도 코로나19 여파로 판매 차질이 생겼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2분기에도 삼성의 주요 판매 지역인 미국, 인도, 유럽 등에서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상당한 고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온라인을 통한 소비자의 스마트폰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삼성은 온라인 채널 판매 강화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화웨이 역시 타격을 받았다. 1분기 화웨이는 전년 동기(5910만대) 대비 17% 감소한 4900만대를 출하했다. 코로나19의 직접적 영향권에 놓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 차질을 겪었다.

애플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1분기 출하량은 40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에 그쳤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반대로 샤오미와 리얼미는 상위 10개 업체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들은 인도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다른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을 일부 만회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소비자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교체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로 인해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저가형폰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서의 소비가 증가할 것이며 이는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온라인에서 강세를 보였던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이번 사태를 잘 겪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오프라인의 수요의 일부가 온라인으로 이동되는 현상을 보이면서다.

파탁 연구원은 “제조사들은 옴니채널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고, 소매 업체 또한 디지털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강구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O2O채널 및 지역적 특징을 반영한 하이퍼로컬 배송 서비스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운터포인터는 코로나19영향이 장기화 될 경우 중국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애플 등 다른 지역에서 점유율이 높은 업체보다 유리한 입지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1분기엔 레노보 등 중국에 생산설비를 갖춘 업체들이 직격타를 받았지만 점차 중국 시장이 회복되는 반면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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