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쇼핑 트렌드에 모바일 라이브 쇼핑 유통업계 전반에 확산
모바일에 익숙한 2030세대 사로잡기 위해 홈쇼핑도 모바일 도입

네이버쇼핑 화면에 노출된 현대백화점 라이브 커머스. / 사진=네이버쇼핑 캡처
네이버쇼핑 화면에 노출된 현대백화점 라이브 커머스. / 사진=네이버쇼핑 캡처

매장에 방문해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와 콘텐츠 기반의 소통을 도입한 ‘라이브 커머스’가 유통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비대면 쇼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라이브 커머스가 새로운 쇼핑 문화로 떠오른 것인데, 기존 TV홈쇼핑과 라이브 커머스가 사실상 동일 선상에 오르면서 자연스레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으로 시청하는 라이브 스트리밍과 쇼핑을 결합한 커머스 형태다. 실시간으로 영상을 시청하면서 화면 터치 한 번에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바로 구매하는 시스템이다. 쇼핑 진행자가 매장에 직접 방문해 실시간으로 물건을 보여주고 소개하는 것에 더해 시청자와의 소통으로 현장에서 소비자들은 현장에서 쇼핑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라이브 커머스가 유통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새로 시작된 사업이나 규제가 적어 여러 포맷과 콘텐츠를 실험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과 같이 실시간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지만 공공재인 전파를 사용하지 않아 정부로부터 별도 제재를 받지 않고, 세트나 큰 장비 없이 매장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촬영할 수 있다.

업계 입장에선 모바일에 익숙한 2030세대의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방송 시장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중”이라며 “뷰티, 의류 등에 한정하지 않고 제품군이 식음료까지 확대돼 모바일에 익숙치 않은 4050대 고객들의 라이브 방송 소비 비율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성장하는 라이브 커머스, 메기로 등장한 ‘네이버·카카오’

모바일 쇼핑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네이버쇼핑, 카카오커머스 등 플랫폼 업체들도 라이브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티몬, GS샵 등 일부 홈쇼핑이나 소셜커머스에서 시범 운영하던 라이브 방송이 오프라인 강자인 백화점에 이어 플랫폼 업체까지 번진 것이다.

네이버쇼핑은 지난달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라이브 커머스 툴을 제공했고,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공동 구매 서비스인 톡딜의 구매 독려 차원에서 최근 톡딜 라이브를 시작했다.

네이버, 카카오와 손잡은 유통업계의 성적도 좋은 편이다. 앞서 네이버와 콜라보해 진행한 롯데아울렛 파주점은 방송 시청뷰만 총 4만6000여명으로 네이버 라이브 방송 최다 뷰를 기록했고, 당일 2억4000만원의 이익을 냈다. 현대백화점은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 채널 ‘백화점윈도 라이브’에 본격 발을 들였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은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로 40분 동안 약 2000만원을 판매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카카오도 기존 유통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의 쇼핑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몰과 제휴해 ‘장보기’ 서비스를 펼쳤던 카카오는 지난 2월부터 독자적으로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을 판매하는 식품 전문 쇼핑몰 운영에 나섰다. 또 기존 업계서 보기 드물던 공동구매까지 앞세워 업계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는 고객과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한데다 오프라인 매장에 꾸며진 다양한 상품을 제약없이 보여줄 수 있어 고객들로부터 호응이 높다”며 “상품 연출·시착 등 오프라인 매장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을 내세운 라이브 커머스가 간접 체험형 쇼핑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홈쇼핑, 모바일 쇼핑 도입하며 예의주시

이 같은 업계 변화에 기존 라이브 커머스와 비슷하게 판매해왔던 홈쇼핑 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도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홈쇼핑보다 약한 규제가 적용된 라이브 커머스가 하나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선 홈쇼핑 업계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라이브 커머스를 적극 도입 중에 있다.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전용 생방송 ‘쇼핑 라이브’를 선보였고, 롯데홈쇼핑은 모바일라이브 방송국 ‘몰리브’ 시스템을 도입해 시청자와 소통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은 앞으로도 라이브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등 SNS 컨텐츠도 활발하게 도입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고객들이 필요한 제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하고 재미를 더해 줄 수 있는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시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홈쇼핑 관계자는 “모바일로 쉽고 간편하게 컨텐츠 소비하는 젊은 층 고객을 유입시키기 위해 모바일 커머스 채널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라이브 커머스가 홈쇼핑 업계를 위협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는 물론 업계의 라이브 방송은 쇼핑 외에도 음악, 동영상 등 연계 서비스와 콘텐츠가 풍부해 고객 유치에 유리하겠지만 이는 홈쇼핑과 결이 달라 아직까지는 경쟁 구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비대면 쇼핑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의 가능성은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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