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연 “양육비에 대한 왜곡된 인식 조장”···KBS 사과와 방송분 시정도 요구

여러 이혼가정을 소재로 하는 KBS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 포스터. / 출처=KBS
여러 이혼가정을 소재로 하는 KBS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 포스터. / 출처=KBS

“내가 살게. 나 양육비 받잖아” “모자라면 더 보내 달라 그러지 뭐. 그런 건 군소리 없이 잘 보내주거든.”

“얼마나 편해. 집에서 놀고 먹어도 따박따박 양육비 들어와. 은근 부럽더라.”

“남자가 있으면 뭐해? 전 부인이랑 자식한테 월급이 댕강 잘려 나가는데”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단체가 KBS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가 양육비를 받는 가정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확산시켰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위)에 정식 민원을 제기했다.

이 단체는 또 KBS 제작진과 작가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방송 내용 시정을 요구했다.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은 29일 “이혼가정을 소재로 한 KBS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사회적 문제인 양육비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과 대사로 아동의 생존권을 보호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공분을 샀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해연은 보도자료에서 “(드라마는) 양육비를 자녀뿐 아니라 양육자의 생활비인 것처럼 왜곡 표현하며 양육자가 양육비를 받아 팔자 좋게 쓰며 산다는 내용을 담았다”며 “양육비에 대한 작가의 인식 부족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또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인 양육비를 단순히 재미를 위한 설정의 소재로 사용하면서 실제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을 방영했다”며 “시청자에게 자녀를 위한 양육비의 의미를 잘못 전달하고, 양육자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조장 왜곡한 것에 대해 드라마 제작진과 작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 빠른 시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해연은 ‘(법원이 산정한) 양육비는 아이만을 위한 양육비로 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양육비를 받는다 해도 양육자는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주말 황금시간대 방영되는 가족 드라마에서 이혼 가정과 관련한 심각한 문제를 함부로 다뤘다’라는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의 반응도 함께 전달했다.

양해연에 따르면 국내 10가구 중 2가구가 한부모 가정이며, 이중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비율은 80%에 육박한다. 사회 각계에서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하기 위한 운동이 진행중이고, 국회에서도 수년째 양육비 이행을 위한 법적 제재 강화 법안이 발의돼 왔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후보자 65명이 법안 재개정을 공약했으며, 이중 32명이 당선됐다.

양해연은 방통위 민원과 같은 내용으로 전날 KBS 시청자권익센터에 청원을 올렸다. 청원에서 양해연은 “다수가 보는 공영방송에서 (양육비에 대한) 잘못된 현실과 인식을 심어줬다. 제작팀의 공개적인 사과와 잘못된 인식반영 수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