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핵심은 배송···코로나 사태 이후 소비행태 오프라인→온라인
오프라인 유통강자 롯데·신세계도 풀필먼트 적극 투자해 ‘배송’ 키운다

롯데마트 풀필먼트. /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 풀필먼트. / 사진=롯데쇼핑

‘배송’은 이커머스 시장뿐 아니라, 오프라인의 강자였던 롯데, 신세계 온라인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 그동안 ‘저렴한 가격’에 초점을 맞춰졌던 유통 흐름이 ‘신속 배송’으로 옮겨지면서 풀필먼트 서비스가 대표적인 수익 창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은 유통업계는 풀필먼트 스토어 투자에 활발하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하면서 배송은 국내 유통업계의 경쟁을 부추기는 핵심이 됐다. 그 중심에는 풀필먼트 서비스가 있다. 온라인 소비에 핵심인 빠른 배송을 유치하기 위해 유통업계는 풀필먼트 서비스로 체질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풀필먼트는 재고 관리, 개별 포장, 배송까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받기까지 걸리는 물류의 전 과정을 의미한다. 판매자 입장에선 번거로운 물류에 신경 쓰지 않고 기획, 제조, 마케팅 등 본업에 집중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과 외형 확대를 동시 확보할 수 있다.

◇온라인에 맞선 생존법 ‘풀필먼트’

롯데와 신세계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강자다. 다만 유통 전반의 흐름에 맞춰 롯데와 신세계 역시 풀필먼트로 빠른 배송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우선 롯데는 역설적으로 롯데의 강점인 오프라인을 유지하면서 온라인을 발전시키고 있다. 롯데가는 O2O에서 O4O(Online for Offline)로 진화한 개념으로 ‘개인화 추천’, ‘관리형 오픈마켓’, ‘경계 없는 쇼핑’, ‘온디맨드 물류’로 쿠팡, 11번가 등 이커머스와 경쟁력을 갖췄다.

롯데쇼핑은 롯데멤버스와 협업해 국내 인구수의 75%에 달하는 3900만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다음 구매 리스트를 미리 예측, 상품을 제안한다. 7개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한‘롯데온(ON)’을 공식 출범해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3년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롯데온을 선보이면서 배송에 공을 들였다. 롯데는 닐슨이 발표한 ‘온라인 식료품 트렌드 리포트 2020’을 바탕으로 ▲바로배송 ▲새벽배송 ▲선물배송 ▲스마트픽 등 4가지 형태의 배송을 제공한다. 퀵 배송의 개념을 더한 바로배송은 롯데마트, 롯데백화점과의 협업을 통해 주문 후 1시간에서 1시간30분내로 주문한 상품을 배송 받아볼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롯데는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는 1만5000개의 점포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각 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물류를 통합해 물류비를 낮춰 수익을 최대화하고 운영비도 절감할 예정이다.

신세계도 온라인 통합몰 SSG닷컴을 앞세워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그룹 내 간편결제 서비스인 ‘쓱페이’에 유통회사 중 최초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도입해 온라인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오픈뱅킹은 앱 하나로 다른 은행 계좌의 조회 및 이체가 가능한 서비스다.

이마트는 2022년까지 1조3118억원을 투자한다. 투자비용은 물류 및 배송 인프라 확충에 쓰일 예정이다. 특히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를 7개가량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 네오는 용인 1곳, 김포 2곳 등 총 3곳에서 운영 중이다.

기존 빠른 배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쿠팡, 이베이코리아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할 당시 27개였던 물류센터를 지난해 말 기준 168개로 늘렸고, 이를 바탕으로 작년 전국에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쿠팡은 올해도 물류센터를 늘릴 방침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초 국내 최초 풀필먼트용 물류센터를 가동해 적극 활용 중이다.

◇풀필먼트, 글로벌 이커머스도 꽂혔다

이 같은 풀필먼트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미국은 아마존을 중심으로 풀필먼트 투자가 활발하다. 아마존은 FBA(Fulfillment by Amazon: 아마존 창고에서 바로 배송)를 통해 2일 배송을 넘어 1일, 당일 배송에 대한 투자가 확대 중이다. 아마존은 미국 내에 약 170개의 풀필먼트 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선도적인 도입으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대표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도 풀필먼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중국 택배사 중 하나인 윈다(Yunda)의 지분 10% 인수를 추진 중이다. 기존 보유하던 중국 상위 택배사 중 4개(ZTO·YTO·BEST·STO)에 윈다 지분까지 확보하면 상위 택배 5개사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게 된다.

유통업계가 풀필먼트 기능을 극대화하며 적극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결국 풀필먼트가 매출 상승을 이끄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것으로 분석된다. 풀필먼트로 인한 차별화 배송 서비스로 충성고객을 확보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됐다”며 “쿠팡과 이베이코리아라 장악하고 있던 이커머스 시장에 롯데, 신세계까지 들어와 시장 지형도 변화에 주목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