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및 검찰 수사이슈 최근까지도 계속 이어져
민간외교 역할하고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 보여준 점은 성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삼성의 총수가 된 지 2년을 맞이했다. 이 부회장에게 지난 2년은 법적리스크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오른팔 구속이란 초유의 사태까지 맞게 된 가시밭길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인적 쇄신을 마무리하고 경제외교 등을 통해 이재용 체제를 구축하고 글로벌 기업인으로서의 이미지를 다지는데엔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8년 5월 1일 이재용 부회장을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공정위가 삼성 총수를 변경한 것은 30년 만의 일이었다. 이미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후부터 사실상 이 부회장 체제구축은 진행돼 왔지만, 사실상 그가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였다.

허나 이 부회장의 2년은 순탄치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법적리스크인데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비록 집행유예로 석방됐지만 국정농단 재판과 관련한 법적 이슈는 사실상 2년 내내 이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을 파기환송 시켰고, 그 결과 이 부회장은 늘어난 뇌물액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 재판 과정에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까지 설치했는데 이 조직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승계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처지가 됐다.

국정농단 재판 외에도 노조와해 및 증거인멸, 삼성합병 의혹 등 다른 검찰 수사들도 계속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던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구속되는 상황까지 맞게 됐다. 한 재계 인사는 “정현호 사업지원TF 사장도 오른팔로 불리지만 이상훈 사장은 삼성 이사회 경영의 정점에 있던 인물인 만큼, 구속이 주는 충격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정현호 사장 역시 검찰 수사 대상이 됐다.

이 부회장의 2년은 이처럼 가시밭길이었지만 총수로서 의미 있는 활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조직 내적으론 세대교체 및 인적쇄신을 통해 완전히 이건희의 삼성에서 벗어나 이재용 체제를 확고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재계 인사는 “아무리 오너가 세대교체를 해도 과거 인사들을 새로 바꾸는 것은 진통도 많고 만만치 않은 일인데, 결국 몇 번의 인사 끝에 마무리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외적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Jay Y. Lee(이재용 부회장의 영문이름)’로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것이 의미 있었던 점으로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와 5대 그룹총수의 회동을 주도하고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의 오너 발렌베리 회장,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과 회동을 가지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일본과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한일을 오가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아베 정부의 제제가 무색하게 흔들림 없는 경영을 이어간 부분은 높게 평가받는다.

총수 2주년을 맞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부회장은 운명의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오는 11일까지 삼성 준법위가 요구한 승계와 관련한 입장을 밝혀야 하고, 이와 더불어 삼성 합병관련 소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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