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금융지주 해외 점포 순익···전년 比 20% 증가
하나금융지주 해외 순익 41% 증가하며 1000억원대 돌파

하나, 신한,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해외점포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전체 순이익이 2.2% 감소한 가운데 해외 부문 순익이 증가하며 저성장 시대에 순익 정체 탈출구로 해외 진출이 손꼽히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하나·신한·우리금융지주가 올 1분기 글로벌 부문에서 20%가 넘는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주사 전체 순익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정체 현상을 보인 가운데 해외 순익이 크게 늘어나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의 해외 점포 순이익이 올 1분기 1000억원을 넘으며 해외 진출에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올 1분기 글로벌 순익이 크게 증가했다. 3개 지주사의 해외 점포 순이익은 2627억원으로 전년 동기(2176억원)에 비해 20.7% 증가했다. 

하나금융 해외 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207억원을 기록하며 3대 지주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순익은 전년 동기(856억원) 대비 41%로 크게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이번 순익 증가와 관련해 “중국·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부문의 이자이익 증가세가 뒷받침된 결과”라며 “전체 수익은 내부적인 비용 효율화 및 리스크 관리 강화 노력의 지속과 함께 비은행 및 글로벌 부문 기여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한지주의 해외 점포 순익은 같은 기간 13.5% 증가한 89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1.1% 감소한 53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해외 부문 손익은 최근 2년 연속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한금융의 글로벌 손익 비중은 그룹 전체 손익의 9.5%를 차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베트남·일본 등 아시아 중심으로 이익 창출을 지속하고 있다”며 “국가별 특성에 맞는 리스크 관리 및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3대 지주사의 해외 점포 순이익 증가율은 전체 순익 증가율과 비교해도 높은 상황이다. 올 1분기 3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2.2% 감소했다.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1.5% 증가한 9324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같은 기간 증가율(7.1%)과 비교하면 순익 증가율이 하락했다. 

3대 금융지주의 1분기 해외점포 당기순이익. / 도표=시사저널e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8.8% 감소했다. 전년도 순익 감소율(3.5%)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3개 지주사 가운데 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만 같은 기간 20.3% 증가한 상황이다. 

지주사의 순익 정체는 초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지표 하락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채권이 증가해도 순익이 늘어나지 않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국내은행의 가계대출은 전달에 비해 9조6000억원 증가했고 기업대출은 18조7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가장 컸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은이 기준금리를 0%대로 낮추면서 은행의 수익성은 대출이 증가했음에도 더 나빠졌다. 신한금융의 순이자마진(NIM)은 1.86%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0.21%포인트 떨어졌고 우리금융도 0.15%포인트 감소한 1.63%를 기록했다. 

업계는 금융지주사들이 국내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올해 해외 진출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은행의 해외 점포는 지난해 195개로 전년보다 5개 증가했다. 국가별로 베트남(19개), 중국·인도(16개), 미얀마(14개), 홍콩(11개), 캄보디아(10개) 등 아시아 지역이 전체의 69.2%를 차지했다.

해외 점포 수는 하나은행이 가장 많았다. 하나은행의 해외 점포는 35개를 기록했다. 그다음 우리은행(32개), 신한은행(28개), 기업은행(15개), 국민은행(14개) 순이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앞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은행의 수익 성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은행 진출이 더 활발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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