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누적 수주액 작년 比 2배 상승···2위 롯데건설 맹추격
포스코건설·대우건설, 강남권에서 ‘마수걸이’ 수주 위해 총력
삼성물산·호반건설 신반포15차 통해 ‘다크호스’로 급부상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10대 건설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1조원을 돌파했고, 롯데건설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5년 만에 시장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최근 2400억원 규모의 신반포15차 시공권을 따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반면 포스코건설과 대우건설은 올 들어 단 한 건의 수주고도 올리지 못해 체면을 구긴 모습이다.

◇현대건설 수주액 1조541억원, 작년보다 2배 올라···롯데건설 6632억원 수주고, 갈현1구역 수주 시 1조원 넘을 듯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달 서   용산북측2구역 재개발(3037억원)을 시작으로 ▲부산  천 1-1구역  재개발( 4160억원)  ▲대 전 대흥동 1구역 재개발 사업(853억원) ▲장위11-2구역(402억) ▲원주 원동나래구역(2089억) 등 5곳에서 잇달아 시공 권을  따냈다. 누적 수주액 1조54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5172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에도 2조8320억원으로 도시정비  업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용산에서 대림산업·GS건설과 맞붙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까지 수주할 경우 2년 연속 선두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건설사는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지금까지 6632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올 1월 현대엔지니어링·효성중공업과 컨소시엄으로 울산 ‘중구 B-05구역’ 재개발 사업(5341억원) 시공권을 확보했고, 2월에는 부산 ‘범일2구역’ 재개발 사업(5030억원) 시공권을 단독으로 따냈다. 앞으로 서울 강북권 대어로 불리는 ‘갈현1구역’(사업비 9200억원) 재개발 사업까지 따내면 롯데건설의 상반기 수주액은 1조원을 가볍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갈현1구역에서 수의계약을 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삼성물산, 신반포15차 통해 ‘화려한 복귀’···호반건설, 대림산업 제치며 도심정비사업 ‘다크호스’로 떠올라

5년 만에 정비사업 수주전에 뛰어든 삼성물산과 지난해 10대 건설사 반열에 들어선 호반건설은 시장 판도를 흔드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권 알짜 단지로 불리는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공사비 2400억원)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압도적인 득표율로 대림산업과 호반건설을 가볍게 꺾으며 건설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삼성물산은 전체 투표 중 무려 76%에 달하는 126표를 얻어 호반건설(22표·13%)과 대림산업(18표·11%)을 제쳤다. 반포에서 ‘래미안’ 브랜드 선호도를 입증한 만큼 삼성물산이 앞으로 진행될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에서도 기세를 몰아갈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8000억원 규모의 반포3주구를 수주할 경우 삼성물산은 수주 실적이 1조원을 넘어 단숨에 선두권 진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신반포15차 수주에 실패했지만 ‘전통 재건축 강자’로 불리는 대림산업보다 많은 표를 얻으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390억원대 무상 품목과 사업비 대출 금리 연 0.5%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운 전략이 효과를 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0대 건설사 반열에 오른 이후 강남권 정비사업 시장 진입을 위해 인지도 제고에 집중해 왔다. 이번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만큼 다음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기세를 몰아갈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 2월 ‘서울 장위 15-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하며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포스코건설·대우건설 나란히 ‘실적 無’···향후 수주전, 경쟁사 쟁쟁해 쉽지 않을 듯

포스코건설은 2분기에 접어든 지금까지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2조7452억원어치의 수주고를 올려 업계 2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지난 1월 4160억원 규모 부산진구 범천 1-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수주전에 참여했지만 조합원 다수의 지지를 얻은 현대건설에 시공권을 내주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포스코건설은 현재 GS건설과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서초구 ‘신반포21차’ 재건축 사업에서 올해 첫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조합에 후분양 금융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다만 사업장 일대가 GS건설의 텃밭인 만큼 수주전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두 건설사는 지난 2014년 경기 광명 ‘철산주공8·9단지’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에는 GS건설이 포스코건설을 따돌리고 74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대우건설 역시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했다. 대우건설은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반포3주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조합에 반포3주구에 과거 시공을 맡았던 용산 ‘한남더힐’을 뛰어넘는 단 하나의 시그니처 단지를 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유엔 스튜디오 등 세계 유수의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트릴리언트반포’(TRILLIANT BANPO) 설계안을 공개했다. 또 대우건설은 재건축 일반분양분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운영하고, 이후 일반에 매각하는 ‘재건축 리츠’를 업계 최초로 제안해 주목받았다.

문제는 수주전 상대가 ‘래미안’으로 반포에 화려하게 복귀한 삼성물산이라는 점이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에 이어 반포3주구까지 더해 반포 일대를 ‘래미안 브랜드 타운’으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 주변에는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원베일리’와 ‘래미안 브랜드 타운’이 포진해 있다. 특히 삼성물산이 반포3주구 조합에 ‘준공 후 분양’(사업비 전체 부담)·‘조기 착공’(사업기간 1년 이상 단축) 카드를 꺼내면서 대우건설의 수주전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그밖에 GS건설(3287억원), 현대엔지니어링(3280억원), 대림산업(3073억원) 등은 3000억원대의 수주고를 올렸다. GS건설은 올 초 서울 성동구 ‘한남하이츠’ 재건축 사업 수주 외엔 현재까지 추가 수주 소식이 없다. 대림산업은 제주 ‘탐라·삼덕빌라’ 소규모 재건축 사업과 충북 ‘청주사직1구역’ 재개발 사업을 현대엔지니어링과의 컨소시엄으로 수주했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은 향후 한남3구역 수주 결과에 따라 도시정비사업 실적 순위에서 선두권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 이밖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지 금까지 서울 동대문구    기1구역’·서대문구  ‘홍은13구역’ 재건축 사업을 수주 하며 2586억원 규모의 실적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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