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도 4월과 동일한 비운항 및 감편 조치···장거리 노선 회복 기미 없어
“장거리 노선 수요 완전 회복, 늦으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정부 지원을 받았음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상황과 달리 해외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여전해 국제선 운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가 해외여행에 대한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어 수요 회복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28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7일까지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은 13만8706명이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과 비교해 75.3% 줄어든 수치다. 운항편도 8668편에서 5363편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국내선 위주의 김포공항은 지난달과 비교해 이용객이 소폭(1.7%) 회복세를 보였다.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이용객 추이.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해외의 경우 국내와 달리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여전하다. 이탈리아는 27일 오후 6시(현지 시각) 기준 누적 확진자 수가 19만9414명으로 전날보다 1739명 늘어났다. 미국의 확진자 수는 27일 오후 3시(현지 시각) 기준 전날보다 1만3728명 증가한 100만888명으로 집계됐다.

자연스레 양대 항공사 국제선 매출에서 주된 부분을 담당하는 미주 및 구주 노선에 대한 비운항 및 감편 기간은 늘어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양사의 미주 및 구주 노선 매출 비중은 각각 48%, 37% 수준이다.

전날 대한항공이 공지한 5월 운휴 계획에 따르면, 미주 노선 비운항 및 감편 계획은 4월과 동일하다. 아시아나항공도 5월에도 뉴욕,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노선 등을 비운항 및 감편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다수의 국제선 노선이 비운항된 상태”라면서 “5월 국제선 여객 수요는 4월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별 입국 제한이 남아 있어 미주·구주뿐 아니라 동남아 등 모든 국제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희영 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장거리 노선이 안정화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선 올 4분기 혹은 내년까지도 기다려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허 교수는 “국내선은 이번 황금연휴를 계기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지만 국제선, 특히 장거리 노선은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세인 탓에 완전한 회복은 하반기, 늦으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해외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시점에 해소될지도 의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6일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해외여행이 가능한 시기가 언제가 될지에 대해서 예측하기 조금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27일 발행된 기사에서 전문가의 인터뷰를 인용해 “경제가 회복되고 사람들이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게 되기까지 3년은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 지원으로 숨통이 트였지만,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자금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일부 사업부 매각을 검토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부에 자구 노력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필요한 비용을 확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우주사업 부문 수익성 지표. / 인포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항공우주사업 부문 수익성 지표. / 인포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현재 언급되는 사업부는 기내식, 항공우주사업(MRO) 등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매각 가능성이 큰 쪽은 기내식 사업이다. 해외의 경우 항공사가 기내식을 분리 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고, 국내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이 LSG스카이셰프코리아를 통해 분리 운영을 하고 있다.

항공우주사업 부문은 대한항공이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 온 부문이다. 최근엔 실적도 상승세를 띠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항공우주사업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5.18%로 전년 대비 3%p가량 높아졌다. 매출액도 7404억원으로 전년보다 900억원가량 늘어났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비전 2023’을 통해 항공우주사업 매출액 1조원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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