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우증권 사장서 국회의원 된 홍성국, 증권업을 말하다
  • 이승용 기자(romancer@sisajournal-e.com)
  • 승인 2020.04.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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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해소' 사명감으로 더불어민주당 입당···세종갑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당선
대우증권 공채 출신에 최연소 사장 승진한 '미래학자'···건전한 금융투자문화 정착 강조
"마냥 규제 완화하면 발전이 안 돼···적절한 규제와 강한 처벌이 필요"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홍성국 전 대우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대한민국 21대 국회의원으로서 여의도에 돌아온다. 2016년 10월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법인 통합을 앞두고 물러난지 3년 반만이다. 

6월 국회 개원을 앞두고 현재 당선인 신분인 홍 전 대표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대우증권 공채로 입사, 리서치센터장을 거쳐 2014년 최연소 사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IMF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하면서 ‘미래학자’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는 대우증권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수축사회’ 등 저술활동을 펼쳐오다 올해 2월 더불어민주당 경제대변인으로 영입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세종갑 선거구에 출마, 당선됐다.

여의도 증권가 일각에서는 증권사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 규제 강화에 적극적인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고,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공천까지 받으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국회입성이 확정된 이후 증권업계는 홍 당선인이 여러 숙원들을 해소해주는 데 적극 나설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당선인은 27일 시사저널e와 심층 인터뷰에서 “미래통합당과는 절대 같이 할 수 없는 민주당 성향의 사람”이라며 “규제와 관련된 그 모든 세간의 인식은 편견”이라고 단언했다. 또한 최근 국내 금융투자시장을 흔들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및 해외금리 파생결합상품(DLF)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 우선 당선을 축하드린다.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된 배경이 궁금하다. 무슨 인연이 있었나.

"우선 정체성이 맞다. 기본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미래통합당과 저는 큰 차이가 있다. 우리 사회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양극화 해소다. 경제건 금융이건 더 이상 양극화가 벌어지면 경제가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에 와 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은 양극화라는 부분에서 전혀 인정을 하지 않고 있고 관심도 없다.

정치를 하게 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민주당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민주당 의원들과 사적으로 많은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영입제안을 해왔다. 내가 가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그분들이 오라고 해서 민주당에 가게 됐고 그렇게 해보자 했다."

- 원래부터 정치에 뜻이 있었나.

"뜻이라기보다도 관심이 많았다. 사실 그동안 해온 모든 일들이 정치적인 행위에 가까웠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미래가 이렇게 바뀐다 하면서 앞장서고 책을 쓰고 강의를 하고 그런 이야기들을 계속한다는 거 자체가 정치적 행위다.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데 그것도 다 정치적인 행위다.

다만 재야에서 그런 목소리를 내고 책도 쓰고 강의도 해도 사회적 울림은 크지 않았다. 스스로 반성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책을 바꿔서 세상을 바꾸는 것이 더 보람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는 훈수꾼들이 너무 많다. 훈수꾼 노릇하는 언론도 너무 많다. 훈수꾼과 실전인 사람의 차이는 크다. 훈수는 훈수에 머문다. 판을 바꾸지 못한다. 평생 공부하고 경험한 부분들, 글로벌 트렌드를 맞춰가는 부분들을 법률안이나 정책으로 구현하고 사회적으로 울림을 만들고자 하는 차원에서 정치에 뛰어든 것이다. 더 나이 먹으면 체력적으로도 안 될 것 같기도 해서 이번이 마지막 골든타임이었다."

- 대우증권 사장에서 물러난 이후 3년 반 만이다. 사장에 선임될 당시에도 파격적이었고 이번에 더불어민주당 입당과 국회의원 출마도 예상치 못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정계진출도 갑작스럽다는 인상이 지워지지 않는다.

"나는 무엇이든지 내가 뭐 하겠다 이러면 안 되고 저절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대우증권 사장 선임도 나로서는 사장이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 당시 나는 부사장이었는데 부사장은 의무적으로 사장후보에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산업은행의 방침이었다. 난 1차 면접에서도, 2차 면접에서도 사장 안하겠다고 했다.

나는 대우증권을 계속 다니고 싶었다. 계속 다니고 싶었기에 사장안하겠다고 한 거다. 사장 후보에 지원했다가 경쟁에서 밀리면 회사에서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산업은행에서 내가 지원안하면 일정상 문제가 생기니 지원하라고 했다. 그런데 다른 후보끼리 다툼을 벌이다 낙마하고 내가 사장이 됐다. 나랑 오랜 기간 같이 일한 직원들이 절대적으로 나를 지지해준 영향이 컸다.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내가 서금회(서강대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이라 사장에 선임됐다고 비판했는데 난 내 인생에서 이른바 '빽' 한번 써 본적 없다. 내 스타일이 인위적으로 어떻게 하고 그런 스타일 자체가 아니다.

대우증권 사장에서도 물러날 때도 자연스럽게 물러났다. 원래 회사가 인수되면 피인수회사 수장은 나가줘야 한다. 내가 거기에서 1년 남은 임기 지키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그게 금전적 욕심 밖에 더 되겠느냐. 이번에 국회의원도 그렇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오라고 해서 자연스럽게 갔다. 난 서울에 공천해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내 고향이 세종시라고 자기들이 알아서 공천했다."

- 더불어민주당이 규제완화보다는 규제강화에 주력하고 경제나 증권분야로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인식도 광범위하다. 그래서 민주당에서 경제대변인을 맡고 공천도 받는 것을 보고 당내 경제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시선도 많다.

"일단 우선 그러한 시선들은 굉장히 잘못된 편견이라고 말하고 싶다. 난 증권시장을 사랑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룰이 필요하다. 마냥 규제를 완화하면 사고만 치고 발전이 안 된다. 적절한 규제와 강한 처벌이 필요하다. 규제완화를 외치는 사람들은 다 자기 이기심에서 하는 말이다.

미래통합당이 집권하면 주식시장이 좋을 것 같은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시절을 생각해봐라. 투자가 늘었는가, 사고가 줄었는가, 아님 기업들에게 자금조달이라도 잘해줬는가. 사람들이 굉장히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내가 국회 들어간다고 증권업계에서 나보고 규제완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기대하는 거 같은데 절대 아니다. 투자문화를 건전하게 만들고, 저변을 넓히고 그런 측면에서 일하고 싶다."

- 규제완화가 증권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인가.

"유대인들과 한국인의 차이가 뭔지 아는가? 복리의 마술이라는 것을 둘 다 똑같이 어렸을 때부터 배운다. 그런데 유대인들을 어렸을 적부터 직접해보면서 경험한다. 우리는 근데 배우기만 하지 경험해보지는 않는다. 우리도 이론은 다 안다. 그런데 실행이 안 된다. 유대인들은 이렇게 실전을 경험해보기에 지금 전 세계 금융시장을 꽉 잡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홍콩 모두 유명금융기업들 다 유대인 소유다.

우리나라도 이렇게 투자문화를 발전시켜야지 금융시장을 지켜낼 수 있다. 규제 때문에 우리나라 금융투자업계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규제완화니 어쩌니 하는 것은 실력 없는 사람들이 변명하는 것이다. 규제를 지키면서 돈 많이 버는 사람들도 너무 많다. 가장 근로환경이 열악한 업종 가운데 하나인 영화업계에서도 봉준호 감독이 52시간 근무제를 지키면서도 영화 기생충을 만들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 최근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관련해서도 강한 규제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인가. 실제로 파생투자상품에 대해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이 너무 낮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범죄다. 어떤 제도가 있어도 범죄는 저질러진다. 규제로 막을 수 없다. 파생결합상품(DLF)은 금융권 전체의 문제다. 앞서 IMF당시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금융위기 당시 키코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20년 동안 무엇이 변했는가 이런 반성이 있어야 한다. 20년 동안 이런 것들을 막기 위해서 무엇인가 조치가 있었어야 하는데 없었다.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잘 알지 못한 채 투자상품을 팔고 있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교육이 많이 필요하다. 앞서 DLF 사태 당시 왜 은행에서만 문제가 되고 증권사는 큰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는가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증권사들은 이런 일들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님들에게 손실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녹취한다. 그래서 불완전 판매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 21대 국회에서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증권업계 기대가 크다.

"증권거래세 폐지는 양도차익과세 입법이랑 연계된 문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증권업계가 생각을 잘해야 한다. 내가 증권회사 사장을 그만둔 지 3년 반이 넘었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무엇보다도 국회에서 배정받는 상임위가 중요하다. 정무위로 배정받는다면 모르지만 내가 담당하는 상임위도 아닌데 함부로 나서기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경제 관련 상임위에 배정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상임위 배정 이전에 경제 이슈를 논의한다는 것은 다소 건방진 일이 될 수 있다."

- 증권업계에서는 퇴직연금 관련 법 개정도 관심이 많다. 퇴직연금을 증권사들이 운용하는 디폴트옵션 도입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라는 증권사들도 많이 있다.

"3월 중순 당시 주가가 급락해 1500선까지 갔을 때 퇴직연금에서 주식에 투자했으면 어마어마한 수익이 났을 것으로 본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퇴직연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대우증권 사장시절 제일 먼저 공 들였던 분야가 연금이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국민들이 개인연금에도 가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직원들에게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인연금가입을 독려시켰다. 직원입장들에게도 자기 관리자산 늘어나면 회사 내 입지가 강화되는 것이기에 좋다고 설득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합병할 때 이걸 알고 어떻게 월급쟁이 사장이 이런 생각했냐면서 놀라워했다. 당시 퇴직연금에 관심 있던 회사는 미래에셋뿐이었다. 오너 경영이기에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증권사들이 너무 단기적 목표에 집착한다고 난리인데 연금시장은 길게 보고 가야 하는 것이다. 증권사만으로는 부족하고 은행, 보험과 연계해 연금분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 동학개미운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찌됐건 주식이 싸다고 생각하고 증시에 들어왔고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그분들이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시장이 건전해야 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개인투자자의 단기투자성향이 강한 나라가 없다. 묶어놓으면 되는데 그걸 못한다. 그 일찍 팔아버리는 마음을 없애지 않는 한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외국인들이 왜 주식투자를 잘하는가? 별다른 것 없다. 장기투자하기 때문이다."

- 지역이야기를 해보자. 국회 세종분원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아무래도 행정수도 이야기가 연관 지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냐.

"지역양극화의 부작용이 어마어마하다. 지역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세종시가 잘되는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데 경제력은 60~70%가 몰려 있다. 이러면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만 불행해진다. 수도권의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서 세종시를 만든 것이고 지방혁신도시를 만든 것이다. 세종시에 사람들이 자발적인 이주를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행정과 입법은 같이 가야 한다. 아직 세종시에는 지방법원도 없다. 아직 인구가 작아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법원도 그렇고 국회도 그렇고 일개 국회의원이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시도들이 계속되어야한다. 우선 국회분원이 먼저 오는 것이 순서다."

- 세종시와 관련해 교통편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KTX오송역에서 너무 멀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형적으로 오송역을 세종시 근처로 끌고 오기에는 힘들다. 도시공학적으로 볼 때 세종역을 간이역 형태로 만들면 된다고 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본질적인 문제를 봐야 한다. KTX역 근접성 문제는 서울 출퇴근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세종시 안에서 알아서 돌아가는 기능이 갖춰지는 것이 중요하다. 세종시 살면서 세종시 출근하는 사람들은 공무원밖에 없다. 나머지 사람들은 대전, 청주, 공주, 천안으로 출근한다. 당장 세종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길이 막히고 있어 교통인프라 확보가 시급하다.

자급자족하기 위해서는 경제 분야에서 외부수혈이 필요하다. 현재 인구가 35만인데 인구가 최소 60만~70만이 필요하다. 현재 세종시에서 공무원 인구비중은 20%인데 이보다 더 줄어야 한다. 추가적인 기관 이전 및 인구유입, 기업유치가 필요하다.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첨단 IT기업 유치다. 세종은 스마트시티사업을 구축하기 위한 최적의 도시다. 자율주행실험등 4차산업 관련 기술기업을 유치하기에 유리하다."

- 마지막으로 유튜브에 모습을 종종 드러내셨다. 다른 정치인들처럼 유튜브 활동을 적극 하실 계획이 있는가.

"그런 활동은 자기 홍보하는 것이다. 일을 해야지 그런 거 할 여유 없다. 물론 가끔 당의 필요에 따라 출연하는 일은 있을 것이다."

이승용 기자
금융투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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