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가 “사용 데이터 분석하면 향후 활용 가능”

김재원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 예결위원회 위원장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재원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 예결위원회 위원장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다음 달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예정인 가운데 향후 재난 대응을 위해 사용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국내 기술을 활용해 분석하면 또 다른 재난 시 정책 마련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부, 여당, 야당의 의견이 갈리면서 혼란이 컸다. 소득 하위를 구분하는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계층별 재난 체감 정도를 일일이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IT 전문가들은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데이터 등을 분석해 더 의미 있게 지원금을 쓰는 방향을 연구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번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긴급재난지원금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구휼을 넘어 사회 전체의 시너지를 도모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 부사장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데이터를 활용하면 필수불가결한 소비가 어떻게 이뤄지고 이 소비가 다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부가가치가 창출된 사회에서 어떻게 어려움이 완충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며 “자원의 흐름만 보더라도 어려움일 생겼을 때 어떻게 더 의미 있게 자원을 활용할지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목표만 정하면 빠르게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다”며 “코로나맵을 만든 대학생들도 확진자 동선을 피하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빠른 시간 안에 맵을 만들 수 있었다. 목표가 있으면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분석 등에 대한 비용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조밀하게 나눌수록 방대해져서 비용이 커질 수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데는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동안 경제학자들이 연구한 것과 데이터를 접목시키면 행정이나 의사결정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송 부사장은 강조했다. IT 전문가들은 지역상품권이나 전자화폐를 활용하면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더 쉽다고 입을 모았다.

김덕진 한국인사이트연구소 부소장은 “제로페이 등을 활용하면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사람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어떻게 쓰는지 들여다보면 정책에서 의도하는 대로 지원금이 잘 쓰이고 있는지 알아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 횟수나 사용 기간을 보면 향후 정책 가이드라인을 만드는데도 유용하다. 김 소장은 “거시적인 정책을 짜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위기 사항이 닥쳤을 때 어떤 상품, 어떤 분야에 가장 소비를 많이 하는지, 지역별, 소득 분위별 차이 등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한 지역에서는 음식점에서 많이 소비가 일어나고 다른 지역은 쇼핑에 많은 소비가 일어난다면 돈이 아니라 현물 등을 지원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것이다. 소진 기간의 경우 만약 대구에서 가장 빠르게 소진이 되었다면 그만큼 지원금이 가장 필요한 지역을 알아볼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할 수도 있다.

이런 데이터를 정부가 갖고 있는 데이터와 매칭하면 긴급하게 지원금이 필요한 지역, 필요 물품, 내수 회복 속도 등도 파악할 수 있다.

AI를 활용하면 여기서 더 나아가 예측도 가능하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human-inspired) AI 연구소 교수는 “통합된 데이터가 있다면 그 다음부터는 추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며 “지급한도와 이력이 연동되면 소비 성향을 알 수 있고 나중에는 이를 통한 예측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금은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빅데이터로 학습하면 AI가 소득 하위 몇 %까지 지원할지 제시해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데이터가 쌓이면 챗봇을 활용해 간단한 문의도 응대할 수 있게 된다.

최 교수는 “지금까지는 AI가 근거를 갖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뉴럴 심볼릭 기술로 AI가 제시한 것에 대해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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