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보단 실외 안전···야외라도 사람 간 피하지 않고 모여 있으면 위험
실내 밀집 불가피한 등교개학은 싱가포르 확진자 폭증 사례 등으로 더 미뤄질 듯

24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모의고사 시험지를 받고 있다. 이날 고3 학생들은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운동장에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교사들로부터 과목별 시험지와 답안지를 받은 뒤 귀가해 집에서 시험문제를 푸는 자가테스트를 치른다. / 사진=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모의고사 시험지를 받고 있다. 이날 고3 학생들은 교실에 들어가지 않고 운동장에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교사들로부터 과목별 시험지와 답안지를 받은 뒤 귀가해 집에서 시험문제를 푸는 자가테스트를 치른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듯 합니다. 하필 또 날씨가 한창 좋아지는 시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니 더욱 그렇겠지요. 그런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시켜 야외 시설 등을 개방하기 시작하는데 왜 등교개학은 안 되는 것인지, 그 외 같은 야외활동도 왜 어떤 건 되고 어떤 건 안 되는 것인지 왜 정리를 해주는 곳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우선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이런 코로나19 사태는 과거 비교할 대상이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기존 가이드라인 없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기에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정부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부분은 어느 정도 이해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해 누구는 욕을 먹고 누구는 욕을 먹지 않고 이런 상황이 나오는 근본적 이유는 이 운동 자체가 완전한 ‘셧다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해외 몇몇 국가처럼 아예 전체 상점을 다 문을 닫아버리고 시민들도 못 돌아다니게 하면 헷갈릴 것 없이 그냥 집에만 있으면 되는데 현실적인 문제 등을 고려해 우리는 그냥 밀집을 피하고 거리를 두는 방식으로 제도를 이어가고 있죠. 그러니까 나오면 무조건 유죄, 집에 있으면 무죄가 아니니 판단이 헷갈리는 것입니다.

가장 확실한 효과는 온 국민이 집에만 있으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두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고 합니다. 의사협회 및 정부 등의 알림을 종합하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성패는 두 가지 변수가 가장 중요합니다. 바로 ▲실내냐 실외냐 ▲ 밀집이냐 아니냐 여부입니다.

두 조건을 적용했을때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상황에선 활동하는 것이 실외이고, 밀집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래도 거리두기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정부가 위험도가 낮은 야외 자연시설 등은 개방한 겁니다. 그런데 사람이 여러 명이, 그것도 실내에 밀집한다면 감염 위험성이 높아 집니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밀집할 수밖에 없는 클럽 등이 대표적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야외 시설들은 개방하는데 등교개학은 안하는 이유도 여기에 대비해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학교야말로 한 장소에 사람들이 밀집하는, 그것도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접촉이 이뤄지는 공간이라 가장 늦게 거리두기 완화가 허용돼야 할 곳 중 하나죠.

특히 코로나19 극복 직전에 다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싱가포르도 그 주요 이유로 등교개학이 꼽힌 만큼, 역시 등교개학을 하지 않길 잘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시 확진자가 폭증하면 그동안 노력은 완전히 도루묵이 되고 예산도 더 들어가게 되니까요.

어쨌든 지난 20일자로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소 완화되고 야외활동도 어느 정도 허용됐기에 이제 야외에 돌아다닌다고 무조건 욕을 할 상황은 아니게 됐습니다. 허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그렇게 했다고 해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종료된 것은 아니란 점을 잊어선 안 될 듯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야외라고 해도 축제장, 주요 관광지 등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는 지역은 될 수 있으면 피하고 서로 간 거리를 둬야할 듯합니다. 지금 확진자 수가 거의 나오지 않다시피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검사를 한 사람 중 신규 확진자인 것이고 얼마나 더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니까요.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