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사망·건강이상설에 방산주 급등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비공식 결과에 ‘일희일비’
“소문에 투자했다가 사실 아닐 경우 손실 볼 수 있어 주의해야”

국내 증시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이른바 ‘카더라’ 소식에 연달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방산주들이 급등하는 한편,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관련 보도에도 투심이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모습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이 같은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 위원장의 사망 관련 소문이 국내 증시에 돌면서 방산주들이 급등했다.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져 방산업체들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대표적으로 방산업체 빅텍은 김 위원장의 사망설이 불거졌던 이달 21일에만 전날 대비 23.76% 급등했다. 다음 날인 22일 3.07%, 23일 2.09% 상승 마감하며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24일에는 장중 10%가 넘는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투자자들의 유입이 증폭되면서 빅텍은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김 위원장 사망설은 북한의 태양절인 지난 15일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후 지난 21일 미국 CNN이 김 위원장이 심근경색 수술 이후 중태에 빠졌을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이날은 방산주뿐만 아니라 코스피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현재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김 위원장의 사망이나 중태, 건강이상설을 지적하는 기사들과 함께 김 위원장의 생존과 관련된 언론 보도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그가 의료적 문제를 겪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그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확인되거나 확정되지 않은 사실에 국내 증시가 움직였던 사례는 또 있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실험 중인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가 그 주인공이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이달 말 공식적으로 렘데시비르의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이와 관련된 비공식적인 소식들이 나올 때마다 투심이 요동쳤다. 

실제 지난 17일 코스피가 3% 넘게 상승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31거래일 만에 귀환하는 등 국내 증시에 온기가 돌았는데,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비공식 임상 결과와 관련한 미국 의료 전문지 STAT뉴스의 보도가 나온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23일(현지 시각)에는 렘데시비르가 중국 임상 시험에 실패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발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증시가 크게 하락했고 국내 증시도 덩달아 약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가 외부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일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전해지게 되면 최근 급등한 방산주에 올라탄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민감하게 반응해 투자에 나설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망 관련 소문이 국내 증시에 돌면서 방산주들이 급등했다. / 사진=연합뉴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망 관련 소문이 국내 증시에 돌면서 방산주들이 급등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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