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공연·음반 벤처투자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코로나19 특수로 바이오의료는 32% 증가
정부, 벤처투자 인센티브 패키지 발표···스타트업 업계 "장기화되면 격차 더 커져, 신속하고 효율적인 자금 집행 중요"

표=이다인 디자이너
/ 표=이다인 디자이너

1분기 벤처투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타격을 받으면서 예상된 결과를 나타냈다. 전체 신규 벤처투자액도 소폭 줄어들고 펀드 결성 규모도 줄어든 가운데 영상‧공연 등 콘텐츠 스타트업의 투자 감소세가 컸다. 스타트업 업계는 초기 벤처투자 등 신속한 자금 집행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24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영상·공연·음반 분야 벤처투자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5% 감소한 36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영상·공연·음반 분야 벤체투자는 880억원이었다. 유통·서비스 분야도 덩달아 감소했다. 유통‧서비스 분야 벤처투자애은 전년보다 39.2% 감소한 994억원이다.

반면 코로나19 특수로 바이오‧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벤처투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바이오·의료 기업에 대한 1분기 투자액은 224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700억원에 비해 32.0% 증가했다. 모바일 앱 등 ICT 서비스는 지난해 동기 대비 21.9% 증가한 2056억원을 유치했다.

영상·공연·음반 분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최근 투자시장이 얼어붙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화·방송 제작이 줄어들고, 비대면 온라인 유통 증가 등에 따라 특정 분야 산업의 벤처투자가 감소하는 추세라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특히 바이오나 ICT 등 4차 산업 분야 벤처투자가 각각 32%, 21% 증가한 것에 비해 콘텐츠산업 벤처투자는 반 토막이 나 타격이 무척 크다.

크라우드펀딩 시장도 비슷한 분위기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는 지난 22일 공간와디즈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펀딩 타격을 가장 많이 입는 산업은 문화‧공연‧콘텐츠 사업”이라며 문화나 콘텐츠 산업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타격이 큰 데다 영세 자영업자가 많아서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전체 1분기 신규 벤처투자 규모도 74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789억원 대비 4.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벤처펀드는 올 1분기 동안 5048억원이 결성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414억원보다 21.3% 감소한 수치다.

중기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당초 우려했던 것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펀드 결성을 위한 출자자들의 대면 회의나 미팅이 대부분 연기되고, 불확실성의 증가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업계는 콘텐츠 분야의 벤처투자 감소를 예상했지만 감소폭이 생각보다 크다는 입장을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 벤처 지원안이 나오긴 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산업별로 투자 규모에서 차이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초기 투자 등 자금 지원의 신속 처리에 방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 8일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벤처투자 인센티브 패키지를 발표했다. 올해 신규로 조성되는 펀드가 20% 투자 목표를 달성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정책펀드 수익분의 10%를 성과보수로 운용사에 추가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내년도 출자 비율을 최대 10%포인트까지 상향하고, 내년도 정책펀드 출자를 신청할 경우 가점을 부여하는 등의 혜택도 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아예 사라진 스타트업이 많다. 1분기부터 매출이 없어진 곳이 90% 이상이다”며 “특히 글로벌 사업의 경우 현지에 가기도 어렵고 교류를 하지도 못해 기존에 성사된 투자도 규모가 줄어들거나 거래 자체가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정부에서)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작은 기업들을 묶어서 IR(기업공개)을 진행하거나 투자자를 연결하는 등 소개해주는 것을 도와줘야 한다”면서 “기술보증기금이 4000억원 추가 보증을 하고 있지만 신용보증기금에서 지원받은 기록이 있는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효율적인 정책 집행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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