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코로나19 영향 본격화···“판매 회복 지연될 전망”
V자 회복 원동력이었던 ‘신차 및 SUV’···코로나19 위기에도 빛 볼 것
코로나19 이후 시장 선점 위해 미래모빌리티 투자 계속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2019년을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수익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지난해 V자 반등에 성공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올해 V자 반등을 이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자동차 산업 위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V자 반등과 W자 조절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전년대비 성장하며 V자 반등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로 인해 판매대수가 감소했으며, 2분기에는 수익 악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3일 현대차, 24일 기아차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을 각각 진행했다.

현대차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 863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7%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5조3194억원으로 5.6% 늘었으나, 순이익은 5527억원으로 42.1% 감소했다. 판매대수는 전년보다 11.6% 감소한 90만3371대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4445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5.2%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4조5669억원으로 17.1% 늘었으나 순이익은 2660억원으로 59% 감소했다. 판매대수는 64만8685대로 전년 대비 1.9% 줄었다.

현대·기아차 1분기 실적.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현대·기아차 1분기 실적.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영업이익의 경우 현대차는 늘고 기아차는 줄었으나, 실상은 반대다. 현대차는 미국 앱티브와의 합작법인과 관련해 발생한 1000억원의 기타 매출을 제외하면 실제 영업이익은 7582억원으로 전년보다 8.1% 줄어든 셈이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해 1분기 통상임금 환입으로 2820억원의 추가 요인이 발생했으며, 이를 감안하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2% 늘어났다.

현대·기아차는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산업 수요가 25% 이상 줄어든 가운데 10% 안팎의 판매 감소로 나름 선방했다. 하지만 문제는 2분기부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코로나19가 3월 중순 이후부터 확산됐기 때문에 2분기에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며 선진국 뿐 아니라, 신흥국 판매 회복도 지연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 위기극복 해답은 ‘신차’

정의선 부회장이 V자 회복에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결국 신차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팰리세이드, 텔루라이드, 셀토스, 베뉴 등 완전 신차를 비롯해 쏘나타, 그랜저, K7 등 인기모델을 완전변경 수준으로 내놓았다.

신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수익 모델 중심으로 판매 비중을 넓혀나가면서 수익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정 부회장의 신차 중심 위기극복 전략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에도 현대차그룹은 제네스스 GV80, G80을 비롯해 쏘렌토, 아반떼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코로나19 속에서도 판매에 선방했다. GV80은 출시 후 첫날 1만5000대를 계약했으며, G80은 첫날 2만2000대를 기록하며 역대 신기록을 달성했다.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 1만대를 넘기며 이전 모델 대비 10배에 가까운 기록을 냈다.

2분기 이후에는 GV70을 비롯해 투싼, 싼타페, 코나 등 신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차는 오는 9월 쏘렌토를 미국 시장에 내놓으면서 텔루라이드와 함께 SUV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 ‘포스트 코로나’에 미래모빌리티 전략 강화

정의선 부회장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은 물론, 코로나 이후 미래 전략도 이어나갈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전기차,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에 대해 아낌없는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수소전기차 ‘넥쏘’를 국내 1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판매량을 11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수소차 뿐 아니라, 연료전지 시스템 판매를 본격화하고 관련 인프라 구축사업 협력을 통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미국 시장에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수출을 본격화하며, 오는 2030년에는 연간 20만기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국내외 판매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차량을 확대해 2025년에는 하이브리드 13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종, 전기차 23종, 수소전기차 2종 등 총 44개 차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자율주행 분야와 관련해 정 부회장은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는 앱티브사와의 미국 합작법인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2023년에는 상용화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2022년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한 후 2023년 일부 지역 운행을 실시하고, 2024년 하반기에 본격 양산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에도 전동화, 자율주행 등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를 위한 신기술 역량 강화를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라며 “친환경차의 경우 규제 달성과 전동화 경쟁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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