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73억원 기타영업손실 발생 영향
KB증권, 214억원 당기순손실 기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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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이 올해 1분기 기준 7295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줄어든 규모로 시장 전망치 8000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23일 KB금융은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72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7%(1162억원)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5347억원 대비 36.4% 증가했다.

당초 업계에선 KB금융의 1분기 실적이 80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망치보다 다소 부진한 실적이 나온 배경에는 유가증권과 파생상품·외환 관련 손실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가지수가 급락하고, 환율과 금리 시장 변동성이 확대하면서 기타영업손실이 2773억원 발생했다. 이 탓에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7.64%로 지난해 말보다 1.29%포인트나 하락했다.

다만 1분기 순이자이익은 2조34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성장했다. 금리 인하와 안심전환대출 취급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은행과 카드의 자산이 늘었다.

특히 은행의 원화대출금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4.2%(11조4000억원)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순이자이익은 2조3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971억원) 증가했다. 은행 원화대출금이 전분기 대비 견조한 성장세였지만 시장금리 하락과 안심전환대출 관련 이연대출부대비용 상각 영향 등으로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순이자마진(NIM)은 1.84%를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도 6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1195억원) 늘었다. 증권수탁수수료 증가와 투자은행(IB) 실적 개선으로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확대된 영향이다. 카드 부문의 비용효율성 강화 노력으로 신용카드수수료손익도 증가했다.

1분기 말 그룹 총자산은 544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1% 증가했으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02%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50%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그룹사별로 보면 핵심 자회사인 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58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4%(135억원) 늘었다. 전분기 대비로는 35.6% 급증했다. 이는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NIM은 기준금리 인하와 안심전환대출 취급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0.05%포인트 하락한 1.56%로 집계됐다.

KB국민카드는 당기순이익 821억원으로 카드론과 할부금융 등 금융자산 성장, 비용효율성 강화 노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5.3%(41억원) 늘었다.

KB손해보험은 전년 대비 2.3%(18억원) 증가한 7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손해율이 개선되고 투자운용 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됐다.

반면 KB증권은 2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중 글로벌 연계 주가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한 영향으로 주가연계증권(ELF) 자체헷지 운용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라임자산운용 총수익스와프(TRS) 거래 관련 평가손실 400억원과 일회성 충당금 190억원이 발생한 영향도 있다.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KB금융그룹의 재무총괄임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블랙스완 현상이 향후에도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KB금융그룹은 어떠한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탄탄한 내성과 체질을 다져 나가고자 한다”며 “현재 금융업 경영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실을 다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진정한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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