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보유계약 십만 건당 민원 건수···1년 만에 102% 급증
산은, KDB생명 매각 난항 우려

KDB생명 본사. / 사진=KDB생명보험
KDB생명 본사. / 사진=KDB생명보험

KDB생명보험의 민원이 지난해 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 4수에 도전 중인 가운데 민원까지 급증하면서 해결해야 하는 숙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다. 

◇작년 말 보유계약 십만 건당 민원···1년 만에 2배 증가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지난해 말 보유계약 십만 건당 민원 건수는 35.58건으로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같은 기간(17.6건)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업계 1위 증가율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전분기와 비교해도 KDB생명의 민원은 57.43% 증가했다. 

KDB생명의 민원은 유독 지난해 말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계약 십만 건당 민원 건수를 년도 별로 보면 2015년 4분기 말 19.4건, 2016년 4분기 말 19.9건, 2017년 4분기 말 15.3건, 2018년 4분기 말 17.6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와서 30건이 넘은 상황이다. 

KDB생명의 민원은 보험 판매 과정에서 대다수 발생했다. 민원 유형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KDB생명의 ‘판매 민원’은 7.2% 늘었다. 반면 ‘상품 유지’ 및 ‘지급’과 관련해선 각각 전 분기보다 40%, 450% 감소했다. 상품별 민원을 보면 변액보험 민원이 103.94% 크게 증가했다. 또 저축성보험도 20.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은 각각 4.55%, 23.83% 감소했다. 

KDB생명의 민원 증가는 업계와 비교해도 높은 상황이다. 23개 생보사의 보유계약 십만 건당 민원은 같은 기간에 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도 보도자료를 통해 생·손보사를 포함한 작년 전체 보험 민원이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업계 민원이 줄고 있는 가운데 KDB생명 민원만 큰 증가율을 보인 셈이다. 

KDB생명 민원 관련 도표. / 자료=생명보험협회

삼성·한화생명 등 고객 규모가 큰 생보사도 같은 기간 민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4분기 말 보유계약 십만 건당 민원 건수는 10.68건으로 전분기보다 9.37% 감소했고 한화생명도 같은 기간 8.18건으로 3.76% 민원을 줄였다. 이 외에 미래에셋(17.81% 감소), 푸르덴셜(-11.24%), 라이나(-9.08%), 오렌지라이프(-8.02%), NH농협(-1.84%), 동양(-0.86%) 등 업계 10위권 생명사들의 민원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KDB생명 매각 앞두고 민원 증가 부담까지 늘어

산업은행에 따르면 현재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가 실사 중에 있다. 업계에선 조만간 산은이 KDB생명 매각을 위한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KDB생명의 영업력이 갈수록 저하되는 가운데 지난해 말 민원까지 늘면서 매수자를 찾기 힘들어지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KDB생명의 경영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들은 지난해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말 운용자산이익률은 2.9%를 기록하며 업계 평균(3.5%)보다 낮았고 자산증가율(3.4%)과 자산운용률(95.3%) 또한 업계 평균(각각 7.1%, 96.4%)을 밑돌았다. 또 KDB생명의 수입보험료는 같은 기간 2조7240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감소했다. 다만 KDB생명은 지난해 말 344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도 10억원 순손실을 해결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판매 민원이 증가했다는 것은 영업 현장에서 경험이 부족한 인력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불완전판매도 증가할 수 있고 결국 판매 위축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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