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5차 수주전서 대림·호반 압도적으로 제쳐
5년 공백에도 ‘래미안’ 저력 확인···반포3주구서 기세 몰아갈 듯

삼성물산은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신반포15차를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5년의 공백에도 ‘래미안’의 저력은 여전한 모습이다. / 그래픽=시사저널e DB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 시장에 등장한 삼성물산이 반포에서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대림산업과 호반건설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서울 강남권 알짜 재건축 단지로 불리는 신반포15차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번 수주전 승리로 인해 앞으로 이어질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에도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23일 삼성물산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엘루체웨딩컨벤션 옥상에서 열린 신반포15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정기총회에서 시공사로 낙점됐다. 삼성물산은 전체 투표율 중 무려 76%에 달하는 126표를 얻어 호반건설(22표·13%)과 대림산업(18표·11%)을 가볍게 제쳤다. 반포에 ‘아크로 타운’을 만들겠다던 대림산업과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던 호반건설도 래미안의 귀환은 막지 못한 모습이다.  

신반포15차는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장에 복귀한 삼성물산 래미안의 시험대로 평가됐다. 래미안은 한 때 ‘강남권 재건축 강자’로 불렸지만, 지난 2015년 신반포·경남아파트 통합재건축 사업을 마지막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나타나지 않았다. 오랫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은데다 경쟁사들이 왕성하게 활동을 펼치면서 치고 래미안의 인지도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부동산114·한국리서치가 발표한 ‘2019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GS건설의 ‘자이’(1위)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2위)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 부동산인포가 비슷한 시기에 발표한 아파트 브랜드 선호조사에서도 래미안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 수주전 승리로 래미안의 저력이 다시 확인된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에 승리하며 앞으로 진행될 반포3주구의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포3주구 수주전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2파전으로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 맞은편에 반포지사 사무실을 새로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치며 삼성물산을 위협하고 있다. ‘한 방’이 필요했던 삼성물산으로서는 이번 수주 결과가 향후 수주전에서 큰 무기가 될 전망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신반포15차가 반포3주구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반포3주구는 2091가구 규모에, 사업비만 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장이다. 신반포15차(641가구·사업비 2400억원)에 비해 규모가 월등히 크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도 5년 만에 복귀한 래미안이 시장에서 통할지 반신반의 했을 것”이라며 “신반포15차가 반포3주구에 비해 사업성 크지 않지만 입지가 뛰어나고, 사업재개 결정 이후 가장 빠르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물산이 전략을 잘 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에 이어 반포3주구까지 수주하게 되면, 반포에는 기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과 함께 8000가구 규모 ‘래미안 타운’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반포3주구의 시공자 선정 총회는 6월 13일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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