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서비스 효자 노릇 ‘톡톡’
코로나 영향 2분기 더 클 것…“긴장의 끈 놓지 않겠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네이버가 장기화되는 코로나19 사태속에서도 전망 이상의 1분기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매출은 줄었으나 온라인쇼핑·간편결제·웹툰 등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었다.

네이버는 23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2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늘어난 1조7321억원, 당기순이익은 1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급증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광고 매출 줄어…스마트채널로 활로 모색

네이버 1분기 실적은 증권가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앞서 증권업계는 네이버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7% 가량 줄어든 1900억원대로 추정했다. 국내 소비가 위축되면서 네이버 광고주들이 광고를 대폭 줄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광고 부문에서 타격을 입었다. 광고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 전 분기 대비로는 16.2% 감소한 1440억원을 기록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영화, 서비스, 유통, 금융 등 주요업종에서 광고가 줄어드는 등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오프라인 기반 광고주들이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며 “검색광고는 2분기 두 자릿수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다음달 새로운 광고 상품인 ‘스마트채널’을 출시해 이번 위기를 돌파하겠단 방침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코로나19에 따른 온라인마케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상품 체계를 개편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스마트채널을 다음달 시범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채널은 모바일 메인 뉴스·스포츠·연예 주제판 최상단에 노출된다. 광고주는 보장형과 성과형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는 스마트채널을 통해 광고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쇼핑·페이·웹툰 등 비대면 서비스가 실적 견인해

광고 매출 감소에도 불구, 네이버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쇼핑·페이·웹툰 등 비대면 서비스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네이버쇼핑 등을 포함한 비즈니스플랫폼 부문은 광고주들의 전반적인 예산 감소에도 불구, 온라인 쇼핑 수요 확대와 함께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전년 대비 56% 성장하는 등 전체 매출이 전년 대비 12% 증가한 7497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스토어는 쇼핑몰과 블로그의 장점을 결합한 네이버의 블로그형 쇼핑몰이다. 월간 800만명 수준이었던 스마트스토어 이용자 수는 2월 900만명에서 3월 1000만명으로 늘었다. 네이버는 향후 비대면 라이브 커머스 분야를 강화함과 동시에 다양한 브랜드, 물류 업체들과도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20대와 40대 이상 첫 구매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3월에 3만7000개 스마트스토어가 신규 개설되면서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이 온라인 쇼핑 창업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쇼핑과 함께 간편결제 부문도 크게 성장했다. 네이버페이 거래액은 전년 대비 46% 증가하며 처음으로 분기 5조원을 달성했다. 월간 결제자 수도 전년 대비 23% 성장한 1250만명을 기록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도 전 세계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의 수혜를 입었다. 한 대표는 “밴드 내 일간라이브 송출 건수는 국내에서 40배, 미국에서 20배 증가했으며 10대 일일 활용자 수(DAU)가 지난해 13만명에서 최근 66만명까지 증가하며 국내 이용자 구성이 다변화됐다”고 말했다.

웹툰을 포함한 콘텐츠서비스 부분도 이번 코로나 사태로 크게 성장했다.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월간사용자(MAU) 6200만명을 달성했고 1분기 거래액이 작년보다 60% 이상 늘면서 매출은 2배 이상 성장했다.

다만 네이버는 이번 호실적에도 불구,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이 2분기에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사업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CFO도 “2월 중순부터 소비 수요 감소로 인한 예상 대비 매출 하락을 체감하고 있다”며 “4월 현재 수요 감소세가 정점을 완전히 지났다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만 지출할 것”이라며 “내·외부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새 기회는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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