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4000TEU급 명명식 옥포조선소서 개최···“한국해운재건·HMM 재도약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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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구·현대상선)이 ‘HMM 제1호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개최했다.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개최된 이날 명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HMM 대표이사 등 관계자 160여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됐다”며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 언급했다. 또한 김정숙 여사는 밧줄을 끊어 배를 바다로 내보내는 ‘대모(代母)’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HMM Algeciras’(에이치엠엠 알헤시라스)호로 명명된 이번 선박은 2018년 9월 계약한 12척의 2만4000TEU급 선박 중 첫 번째 인도된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다. HMM은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 조선 3사와 약 3조1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선박을 시작으로 향후 1~2주 간격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올해 9월까지 2만4000TEU급 12척과 내년에는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 받을 계획이다. 이 중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은 THE Alliance(디 얼라이언스)에서 운영하는 아시아-유럽노선에 투입돼 회원사들과 함께 선복을 채워 나갈 계획이다.

HMM 알헤시라스호의 선박명은 공모를 통해 확정됐다. 유럽의 주요 항구도시 12곳을 선정해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에 적용했다. 특히, 1호선 선명으로 채택된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은 유럽과 남미를 잇는 남북항로와 아시아와 북미 동안을 잇는 동서항로가 교차하는 곳이다. 지중해와 북유럽·북미로 이어지는 최적의 환적항이자 전략적 물류 거점으로, HMM이 지난 2017년 인수했다.

/그래픽=현대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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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초대형선 확보로 HMM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이 선박들은 HMM의 운송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경쟁력과 최고의 연비 효율성을 갖춰 원가경쟁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HMM 알헤시라스호는 20피트 컨테이너 2만4000개를 실을 수 있다. 이들 컨테이너를 한 줄로 나열할 경우 서울에서 대전까지(144Km) 편도거리에 해당한다. 이 선박에 ‘초코파이’를 싣는다면 총 70억개를 실을 수 있다. 전 세계 인구가 한 개씩 먹을 수 있는 양이다. 라면을 적재할 경우 우리 전체 국민이 11끼를 먹을 수 있는 총 5억5000만개를 선적할 수 있다.

선박의 길이는 399.9M다. 여의도 63빌딩(264M), 파리의 에펠탑(320M) 보다 길다. 화물 적재량은 세계 최대 규모이지만 선박 승무원은 23명으로 기존에 운영되던 3000~4000TEU급 선박 승무원 수와 동일해 비용 원가 경쟁력이 최적화 된 선박이다. 황산화물 배출가스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를 장착해 올부터 강화된 국제환경규제에 대비했으며, 연료비 절감도 기대된다.

배재훈 HMM 사장은 “지금까지 HMM의 재건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신 여러 기관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초대형선 확보와 디 얼라이언스 협력 개시를 통해 글로벌 선사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대한민국 해운산업의 재건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HMM은 HMM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초대형선 20척(약 42만TEU)의 인도가 완료되면 선복량이 현재 45만TEU에서 약 90만TEU로 기존보다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HMM은 추가 발주 및 용선을 통해 2022년까지 약 110만TEU 수준으로 선복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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