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車 수출절벽 내몰려···유동성 지원 확대 절실

“자동차 업계가 요구하는 유동성 지원은 정부에 현금을 퍼달라고 하는게 아니다. 대출 연장 등을 통해 긴급하게 필요한 자금을 융통해 달라는 것이다.”

지난 21일 자동차 산업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간담회에서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한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업계는 사상 최대의 위기에 내몰렸다. 지난 3월부터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자동차 산업은 수출 절벽과 마주하게 됐다.

이달에는 국내 완성차 5개사 수출 실적이 12만6589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43%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부품업체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국내 완성차 수출 감소에 따른 영향과 해외 납품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폴크스바겐, BMW등 14개 글로벌 완성차 공장 중 77%가량이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부품업체들은 당장 다음달 쓸 자금도 부족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협력업체 사장들은 하나같이 정부에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목소리를 냈다.

재무상태가 열악한 협력업체의 경우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이 어려워 지원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2차 협력업체의 경우 1차 협력사들 자금이 막히면 줄도산할 위험까지 있다. 현재 국내에는 약 9000개의 1·2차 부품업체들이 있으며, 종사자도 수십만명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국내 항공·관광 산업은 초토화됐다. 항공산업의 경우 지난해 일본불매운동 여파에 올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작년에도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정부 측에 세금 감면 등 지원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

그 결과 대다수 항공사들이 적자 전환했으며, 올해 초에는 코로나19 추가타를 맞으며 직원들이 무급휴직까지 실시하게 됐다.

그제서야 정부는 부랴부랴 지원책 논의에 들어갔으나, 여태 실질적 지원이 없어 사태만 악화됐다.

이날 정부는 40조원 규모의 자동차·항공·조선·해운 등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일시적인 유동성 지원을 넘어서 출자나 지급보증 등 가능한 모든 기업 지원 방식을 총동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기금조성이 마련됐으니 남은 건 속도다. 공장 컨베이어벨트가 멈추기 전에 조속히 윤활유를 공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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