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회사 인수·합병 후 선수금 인출해 영업 외 용도로 사용
일부 상조회사가 고객들이 맡겨 놓은 선수금을 불법으로 빼내 영업 외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최근 인수·합병했거나 할 예정인 상조회사들을 상대로 선수금 보전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선수금 무단 인출 사실 등이 발견되면 엄중 제재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선수금은 상조회사가 소비자에게서 미리 받은 금액이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5조5849억원에 달한다. 상조회사는 선수금의 50%를 보전하기 위해 은행에 예치하거나 공제조합에 선수금의 약 16~35%의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공정위는 최근 상조업계가 재편되면서 인수·합병을 통해 은행 예치금과 공제조합 담보금의 차액을 노리거나 선수금 중 보전 의무가 없는 절반의 금액에 대한 운용 제한이 없다는 점을 악용해 이를 영업 외 용도로 유용하려는 사례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상조회사가 은행에서 공제조합으로 보전기관을 변경하면 예치금에서 담보금을 공제한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최근 이 차액을 영업 외 용도로 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펀드환매 중단 사태로 논란이 된 라임자산운용이 상조회사의 선수금을 노린 정황까지 확인됐다.
공정위는 현장 조사와 함께 상조회사 인수·합병 후 예치금·담보금 차액 인출 시도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선수금 보전기관을 변경하는 경우 소비자에게 반드시 통지하도록 ‘선불식 할부거래(상조서비스)에서의 소비자보호 지침’을 개정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