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커피전문점 등 15곳에 아르바이트 지원했으나 단 한 곳에서도 면접 기회 못 얻어
서비스업 중심인 알바 취업에 타격···기업 공개·수시 채용 모두 줄어 취준생 ‘울상’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력서 필수입니다. 제출해 주세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 채용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단기성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층이 증가하고 있다.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 영향으로 영세 자영업자가 포진한 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아, 아르바이트(알바)생 및 직원 감축에 나서면서 알바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단기 일자리 구인 모집 공고의 경쟁률은 300 대 1을 훌쩍 넘어선다.

기자는 지난 20일부터 21일 오전까지 알바 구직 사이트에 접속해 서울 시내에 위치한 편의점, 커피전문점과 그 외 단기 일자리 총 15곳에 지원했다. 기자의 집과 가까운 곳에 지원했고, 단기 알바에 지원하기 위한 이력서도 작성했다.

이력서에는 기자의 이름·나이 등 개인정보는 물론 대학생 시절의 알바 경력을 적었다. 대다수의 지원 공고는 이력서를 필수로 제출해야 했지만, 문자 지원을 요구하는 곳엔 “언제든 면접 볼 수 있다”고 적어 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 한 곳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 기자는 15곳에 알바직 지원을 했지만, 지원조차 하기가 어려웠다. 기자의 집 근처 편의점, 카페 등은 알바를 뽑지 않았고, 인근 지역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왜 떨어졌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지원 자체로 끝이 났다. 그중 일부는 기자를 알바생으로 고용하기에 경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문자로 지원을 받은 카페 점주는 “이력서를 보내주면 면접 일자를 알려주겠다”고 해, 기자가 이력서를 점주에게 전달했지만 이후 답장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단 한 곳에서도 면접을 볼 수 없었다.

비단 기자의 경력이 알바를 하기엔 부족한 형편이긴 했지만, ‘알바 구하기 전쟁’이라는 말을 체험하기엔 충분했다. 기자가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 지원하며 점주에게 “몇 명 정도 지원했느냐”고 묻자, 점주는 “공고를 올리자마자 이틀 만에 300명이 지원했다”고 답했다. 점주는 이어 “보통 공고를 올리면 하루에 10명 정도 지원하는데, 이번에는 300명이나 몰려 놀랐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피해가 음식·숙박·시설관리 등 주로 서비스업에 집중되면서 단기 일자리에 종사하던 청년·노인 등 취업 취약계층의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가게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거나 아예 문을 닫는 바람에 단기 알바를 구하기조차 어려워진 것이다. 또 기업들의 신규 채용까지 밀려 이력서 쓸 기회조차 얻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취업준비생 김아무개씨(27)는 “거의 2주째 알바 지원을 하고 있는데 연락이 오지 않는다”면서 “취업하기도 전에 실직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한아무개씨(26)는 “지금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같이 일하던 알바생 3명이 잘렸다”면서 “요새 알바도 줄이는 상황인 만큼 아직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관광, 숙박 등의 업종으로 번지면서 서비스업이 중심인 알바에게도 큰 타격이 가해진 것”이라며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현재 업계 전반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어 알바 시장은 코로나 사태 이전의 상태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일자리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가 일자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방위적인 총력 대응 노력을 배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부처는 이번주 중 합동으로 갖는 회의에서 ▲고용유지 ▲실업자 지원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전망 사각지대 지원 등을 포함한 ‘고용안정 패키지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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