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서비스 오픈···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LG생활건강 제품 D+1 익일배송 가능
‘익일배송’ 풀필먼트 서비스 이용하는 셀러 많아질수록 네이버쇼핑 방문 유인 커질 것

‘오늘 주문하면 내일 오는’ 익일배송이 쿠팡뿐 아니라 이커머스 시장 내 전 방위로 확대된다.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다. CJ대한통운은 물류센터가 없는 여타 온라인쇼핑 사업자들과 손잡고 제품 재고관리에서부터 배송까지 도맡는다. 제일 처음 손을 잡은 곳은 LG생활건강으로, 네이버쇼핑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 제품을 CJ대한통운이 익일배송한다. 

향후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커머스업체와 중소 판매자가 늘어나면 국내 온라인쇼핑 배송이 D+1 익일배송으로 평준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쿠팡에 밀려 배송 시간에서 약점을 보였던 여타 이커머스업체들도 전문 물류업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기회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일 LG생활건강과 풀필먼트 계약을 맺고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판매되는 LG생활건강의 상품을 고객에게 24시간 내 배송해 주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는 전자상거래 상품에 대한 이커머스(e-Commerce) 전문 풀필먼트 서비스다.

소비자가 LG생활건강의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CJ대한통운의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 센터에서 바로 허브터미널로 상품이 이동되고, 자동화물분류기의 분류 과정을 거쳐 전국으로 발송된다.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는 곤지암 메가허브에서 이뤄진다. 2~4층이 국제규격 축구장 16개와 맞먹는 규모를 갖춘 연면적 11만5500㎡의 대형 풀필먼트 센터다.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서비스 체계도. /사진=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서비스 체계도. / 사진=CJ대한통운

기존에 온라인 구매 제품은 각사 물류센터→대형 택배사 서브터미널→허브터미널→다시 서브터미널 등 4개 단계를 거쳐 최종 배송지로 발송됐는데,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하면 앞선 두 단계가 생략되고 마지막 두 단계인 허브터미널→서브터미널 이동만 이뤄져 배송에 걸리는 시간이 대폭 감소한다. 상품을 미리 풀필먼트 센터에 입고시키고, 주문 정보가 전달되면 바로 허브터미널로 상품을 내려보내 전국으로 발송된다. 이로써 익일배송을 위한 주문 마감 시간이 기존 오후 3시에서 오후 12시로 대폭 연장된다.  

특히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서비스 개시는 LG생건뿐 아니라 LG생건이 입점한 네이버쇼핑 등 쿠팡의 경쟁사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놓고 봐도 이커머스 시장은 낮은 가격을 내세우는 업체와 로켓배송을 내세운 쿠팡 간 대결이었다. 하지만 이런 익일배송이 이젠 더 이상 한 업체만이 제공할 수 있는 배타적인 서비스가 아니게 됐다”면서 “빠른 배송이 일반화되면 업체 간 경쟁 양상도 달라진다. 배송 외에 가격이나 결제, 상품 규모 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진 대표적인 업체가 바로 네이버”라고 말했다. 

그간 네이버쇼핑은 접근성, 결제 및 검색 편의성 등에서 쿠팡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배송 면에서는 특별한 강점이 없었다. 쿠팡처럼 직매입한 상품을 직접 배달하는 구조가 아닌,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판매자 각자가 알아서 배송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배송 서비스에서 특별한 강점을 갖기 어려웠다. 

다만 이번 LG생활건강의 사례처럼 앞으로 네이버쇼핑 입점 업체 다수가 이 같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네이버쇼핑은 전에 없던 배송 강점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특정 브랜드 제품을 특정 사이트에서 사면 익일배송이 이뤄진다는 사실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네이버쇼핑 방문 유인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앞서 네이버는 LG생활건강이 입점한 브랜드스토어의 확장을 예고한 바 있다. 가전 등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2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실제로 물류 서비스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 왔다. 실제 지난 3월에만 위킵과 두손컴퍼니, 신상마켓 등 물류 스타트업 3곳에 투자하기도 했다. 

쿠팡이 언젠가 대세를 좇아 풀필먼트 서비스를 개시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CJ대한통운의 발빠른 풀필먼트 서비스 개시는 필연으로 읽힌다. CJ대한통운이 경쟁사들의 동일 서비스 확장을 견제하며 자사 풀필먼트 서비스 이용 업체 확대에 힘쓰는 이유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재 다른 여러 업체들과도 서비스 이용에 대해 협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