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인도분 WTI -37달러로 장 마감···17일 18.27달러에서 하루만에 55.90달러 폭락
21일 선물만기일 앞두고 선물투자자들이 실제 인수 대신 롤오버 선택

국제유가가 공급과잉 우려와 선물만기가 겹치면서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 CNBC에 다르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37.63달러를 기록한 채 장을 마감했다.

17일 종가 18.27달러에서 55.90달러, 305% 폭락한 것으로 1983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다. 마이너스 유가는 원유 생산자가 구매자에게 돈을 주면서까지 원유를 판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 CNBC는 “원유가 공급과잉 상태에서 이를 저장할 시설이 없다”고 보도했다. 레이드 이안손 원유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원유를 저장할 곳만 찾을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되면서 최근 하락세를 이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12일 하루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수요는 하루 평균 290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이날 마이너스 유가는 선물 만기가 겹친 영향도 컸다. 원유저장 시설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5월물 WTI 선물만기일인 21일을 하루 앞두고 선물투자자들이 5월물 원유를 실제로 인수하지 않고 대부분 6월물로 갈아타는 ‘롤오버’를 선택하면서 매물 폭탄에 비정상적으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왜곡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유럽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25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21일부터 거래되는 6월물 WTI는 2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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