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신작 부진…배틀그라운드 의존도 과도해

자료=크래프톤
자료=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최근 위기를 맞은 모습이다. 배틀그라운드 이후 뚜렷한 흥행작이 없다. 크래프톤은 기대작 ‘엘리온’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

크래프톤은 지난 2018년 11월 블루홀이 관계사간 통합 브랜드로 만들었다. 크래프톤이란 이름은 중세 유럽 장인들의 연합을 가리키는 ‘크래프트 길드(Craft Guild)’에서 착안했다. 블루홀은 지난 2007년에 설립된 게임 개발사로 MMORPG ‘테라’가 대표작이다. 지난 2017년 선보인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게임업계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크래프톤 출범 당시만 해도 업계의 기대가 상당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에 ‘배틀로얄’ 장르 열풍을 일으킬정도로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만큼,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러나 이후 크래프톤이 출시한 게임들은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여전히 매출의 대다수를 배틀그라운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1조874억원, 영업이익 3529억원, 당기 순이익 278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9% 하락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9.6%, 11% 상승했다. 매출만 봤을 때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게임 빅3에 이은 4위다.

문제는 단일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다. 매출 1조874억원 가운데, 1조450억은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펍지에서 나왔다. 펍지를 제외한 나머지 연합은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피닉스 44억원, 엔메스엔터테인먼스트 44억원, 스콜 46억원, 레드사하라 62억원, 딜루젼스튜디오 15억원 등 각각 수십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스콜은 최근 연합과 결별한 뒤 폐업하기도 했다.

배틀그라운드 이후 출시한 신작 게임들의 흥행도 저조했다. 가장 최근 레드사하라가 출시한 모바일게임 ‘테라 히어로’의 경우, 테라 IP를 보유하고 있는 크래프톤에서 개발했다는 점에서 출시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35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료=크래프톤
자료=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신작 PC 온라인게임 ‘엘리온(ELYON)’을 통해 반등을 노리겠단 계획이다. 엘리온은 현재 크래프톤이 개발중인 PC MMORPG로 앞서 ‘에어(A:IR)’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바 있다. 당시에는 에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공중 전투를 특징으로 내세우며 지스타 등 게임행사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몇 차례 진행된 비공개테스트(CBT)에서 공중 전투에 대한 불만이 나왔고, 결국 크래프톤은 최근 대규모 전투 시스템 개편을 단행, 게임 이름도 엘리온으로 변경했다. 전투의 대대적 변화는 ▲몰이 사냥 ▲논타깃팅(Non-Targeting) 전투 시스템 적용 ▲스킬 커스터마이징 ▲장비 시스템 개편 등으로 요약된다. 

먼저 몰이 사냥과 논타깃팅 전투는 학습 요소를 대폭 줄이고, 통쾌한 액션이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스킬 커스터마이징은 수천 가지 스킬 조합, 캐릭터 성향, 파밍(장비 획득)등의 재미가 느껴지도록 개선했다. 여기에 새로워진 세계관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최근 PC  MMORPG 개발 자체가 사라져 엘리온이 출시된다면 흥행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한다. 지난 2018년 출시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역시 신작 PC RPG가 사라진 게임 시장에 무혈입성하며 흥행을 기록한 바 있다. 엘리온의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나, 업계는 연내 출시할 것으로 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모바일게임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PC 온라인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은 많다”며 “로스트아크 역시 출시 전에는 흥행 여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으나, 막상 출시했을 때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엘리온 역시 출시만 된다면 초반 흥행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중 전투 요소를 축소하면서 엘리온만의 특색이 사라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앞서 출시된 게임들과의 차별성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투 개편의 경우 유저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공중 전투가 축소되면서 게임의 특색이 옅어진 것은 사실이다. 출시 초반에는 많은 유저들이 몰리겠지만, 이후 유저들을 사로잡을 만한 콘텐츠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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