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배율 6배→8배로 완화
“규제 완화 조치로 신사업 추진 자본 여력 생길 것으로 기대”

지난해 말 기준 카드사 레버리지 비율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지난해 말 기준 카드사 레버리지 비율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강화를 위해 카드사들의 레버리지 비율 한도를 확대한다. 카드업계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던 레버리지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서 카드사들의 신사업 구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카드사의 레버리지 배율 규제 한도를 6배에서 8배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발표했다.

레버리지 배율은 카드사의 총자산(자본+부채)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카드사들이 부채를 통해 과도하게 자산을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번 조치는 카드업계가 코로나19 피해기업 대출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에 나서면서 현 레버리지 한도 하에서는 카드사의 신용판매 등 정상 영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마련됐다.

다만 금융당국은 사전관리 유도를 위해 레버리지 배율이 7배에 도달하면 이익배당 등 자기자본 감소행위를 제한하는 등 유동성 리스크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카드업계는 기존 6배 규제에 불만이 많았다. 같은 여신금융업을 영위하는 캐피탈사를 비롯해 여타 금융사들은 레버리지 한도가 10배인 반면 카드사만 6배로 더 엄격한 규제가 적용돼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가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을 본격화하자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레버리지 한도 확대가 더 절실한 상황이었다. 때문에 카드업계는 계속해서 레버리지 규제 완화를 금융당국에 요구해왔다.

현재 카드사들의 평균 레버리지 비율은 5.1배로 대부분 기존 규제선에 임박한 상태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맏형 격인 신한카드가 5.4배, 삼성카드 3.2배, KB국민카드 5.7배, 현대카드 5.2배, 롯데카드 5.5배, 우리카드 5.6배, 하나카드 5배 등이다.

카드업계의 숙원사업이 이뤄지면서 자동차금융 등으로 신사업 확대를 구상하던 카드사들이 외형확대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민카드는 전업계 카드사 중 레버리지 비율이 가장 높으면서도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진출에 힘을 쏟고 있어 이번 규제 완화 조치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자동차할부금융에서 전년보다 60.8% 증가한 713억원의 이익을 거둔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사의 경우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도 레버리지 규제에 묶여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규제 완화 조치로 중소형사를 비롯한 카드사 전반에 자본 여력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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