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높은 고정이하여신비율·연체율로 대출 지원 쉽지 않아
지방은행, 시중은행보다 평균 대출금리 높아···“일시적인 현상” 설명

/그래픽=시사저널e
/그래픽=시사저널e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사회 곳곳에 대한 자금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은행과 지방 저축은행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서울 소재 저축은행들에 비해 낮은 자산건전성으로 인해 대출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을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 저축은행, 서울 소재 저축은행에 비해 건전성 관리 ‘미흡’···대구·경북 지역 최하위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55%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과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저축은행들은 이를 8%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치는 감독 기준인 8%에 비해 여유로운 편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서울 소재 저축은행들과 지방 소재 저축은행들의 격차는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 저축은행 23개사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25%로 전체 평균에 비해 1.3%포인트 낮지만 부산·경남 지역과 대구·경북·강원 지역, 호남 지역 저축은행들의 평균치는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12개사)의 평균은 6.22%로 서울 지역에 비해 1.97%포인트 높으며 호남 지역(7개사) 역시 2.19%포인트 높은 6.44%로 나타났다. 대구·경북·강원 지역(11개사)은 서울 지역보다 2배 이상 높은 8.64%를 나타냈다. 충청권(7개사)은 서울과 비슷한 4.27%를 기록했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이와 비슷하다. 서울 지역이 2.14%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으며 충청이 2.7%로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경북·강원은 5.35%로 가장 높은 평균치를 기록했고 부산·경남과 호남은 각각 4.79%, 3.09%로 집계됐다.

자료=금융감독원/표=조현경 디자이너
자료=금융감독원/표=조현경 디자이너

연체율 역시 마찬가지다. 대구·경북·강원 지역 저축은행들의 평균 연체율은 6.08%로 나타난 반면, 서울 지역 저축은행들은 평균 3.09%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부산·경남과 호남, 충청 지역 저축은행들의 평균 연체율은 각각 5.48%, 5.05%, 4.87%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같은 건전성 악화가 지역 서민들을 위한 자금 지원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를 가장 크게 입어 자금 지원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곳이지만 저축은행을 통한 서민 대출은 크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10개의 대구·경북 지역의 저축은행 중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를 넘는 곳은 무려 5개에 달한다.

◇지방은행, 2월 평균 대출금리 4.86%···4대 시중은행 대비 1.59%포인트 높아

저축은행들과 함께 지방 금융 지원에 앞장서야 하는 지방은행들은 시중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금리로 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DGB대구은행, 전북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들이 지난 2월 한 달 동안 취급한 가계대출의 평균 금리는 4.86%로 나타났다. 이는 4대 시중은행의 평균치(3.27%)보다 1.59%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신한은행(3.11%)과 KB국민은행(3.35%), 하나은행(3.43%), 우리은행(3.19%)은 모두 3%대 초중반을 기록하고 있지만 경남은행(4.2%), 대구은행(4.45%), 전북은행(7.21%), 광주은행(4.61%)은 모두 4%대가 넘는 평균 금리를 기록했다. 전북은행의 경우 서민자금, 중금리 대출을 포함시켜 높은 수치가 나왔으며 이를 제외하면 4.14%로 떨어진다. 지방은행 중에는 부산은행만이 3.81%로 3%대를 유지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방은행들이 시중은행에 비해 금융 지원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서민 자금 지원을 위한 중금리 대출 증가에 따른 일시적 수치 상승으로 보인다”며 “평균 금리만을 가지고 단순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