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익 급감 중 가계대출은 증가
삼성화재, 업계 유일 부동산대출 등 큰 폭 증가
삼성생명, 신용대출서 업계 평균 약 3배↑

삼성화재(위)와 삼성생명 로고. / 사진=삼성화재, 연합뉴스
삼성화재(위)와 삼성생명 로고. / 사진=삼성화재, 연합뉴스

 

삼성 보험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부동산·신용대출을 확대해 주목된다. 영업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업계의 대출 시장까지 축소되는 분위기에서 두 보험사 대출 규모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두 보험사가 최근의 보험업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대출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화재 부동산대출 7% 증가···업계는 9% 감소

17일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부동산담보대출은 9조425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 증가했다. 반면 국내 10개 손보사의 부동산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9.3% 감소했다. 특히 삼성화재를 제외한 전체 손보사의 부동산담보대출이 감소한 가운데 삼성화재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 별로 DB손해보험 부동산대출이 같은 기간 58% 감소했고, 롯데손해보험은 20%, 농협손해보험은 17%, KB손해보험은 13% 감소했다. 지난해 손보업계에서 삼성화재의 부동산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52.2%로 전년(44.07%)보다 더 커졌다. 

삼성화재는 신용대출에서도 업계와 반대로 움직였다. 지난해 말 삼성화재의 신용대출금은 202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1% 증가했다. 업계 평균은 전년 대비 10% 감소를 나타냈다. 

이런 현상은 삼성의 생명보험 계열사인 삼성생명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부동산담보대출은 17조80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업계 평균은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삼성생명의 신용대출금은 지난해 말 1조9042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5.6% 증가했다. 국내 전체 생보사의 신용대출 증가율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계 평균(1.9%)보다는 3배가량 높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금은 44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했다. 신용대출도 7조3000억원으로 1.4% 감소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의 부동산대출 및 신용대출 증가 추이 / 도표=시사저널e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의 부동산대출 및 신용대출 증가 추이 / 도표=시사저널e

◇삼성화재·생명, 업계 불황 속 이자수익 3년 간 증가

보험업계는 지난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올해 코로나19 영향과 전례 없는 0%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말 발표한 2020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올해 보험산업 수입보험료 증가율이 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업계는 지난해보다 올해 실적 악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도 업계 불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9.7% 감소한 6456억원을 기록해 1조원대 순익이 깨진 상황이다. 삼성생명도 같은 기간 39.3% 줄어든 1조516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보험영업손익 악화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순익 하락을 경험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 업계의 순익은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위축, 투자수익률 악화 우려가 커지는 등 보험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영업 환경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대출 규모를 늘리며 이에 대처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업계의 부동산 및 신용대출 감소와 다른 흐름을 보이며 최근 2, 3년 간 이자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삼성화재의 이자수익은 1조821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2017년 말 1조6788억원, 2018년 말 1조7909억원, 2019년 말 1조8218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이자수익도 지난해 말 7조1878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이자수익도 2017년 말 6조8039억원, 2017년 말 7조1091억원, 2019년 말 7조1878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손보업계에서) 신용대출을 (운용)하는 보험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대출과 관련해 영업을 강화하는 등의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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