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째 신규 확진자 20명대 집계···전문가들 “개인적 판단으로 모임 등 결정”

12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서울대학교병원 인재원에 마련된 대구경북 제3생활치료센터에서 이 센터에 입소한 코로나19 경증 확진자 가운데 격리해제자(왼쪽)가 치료센터를 떠나며 의료진과 악수 대신 주먹으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2일 경북 문경시 문경읍 서울대학교병원 인재원에 마련된 대구경북 제3생활치료센터에서 이 센터에 입소한 코로나19 경증 확진자 가운데 격리해제자(왼쪽)가 치료센터를 떠나며 의료진과 악수 대신 주먹으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형국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집단감염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국민들이 긴장을 풀지 말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만635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22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지난 13일 25명, 14일 27명, 15일 27명, 16일 22명에 이어 닷새째 20명대에 그쳤다. 이에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긴장이 풀리고 다소 느슨해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반면 감염병 전문가들은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가별로 위험요인에 대한 의견은 일부 차이가 있지만,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가 주를 이뤘다. 그들은 국민 개개인이 긴장을 풀지 말고 그동안 준수해 왔던 개인위생수칙을 유지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산업대학원장(전 질병관리본부장)은 “집단감염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전 원장은 “최근에는 동네 목욕탕을 가도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할 정도”라며 “모든 시설과 기관, 회사, 조직 등이 지속적으로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수 고려대 의과대학 환경의학연구소 교수는 “코로나19는 ‘방심’이라는 자양분을 먹고 자란다”고 은유적 표현을 한 뒤 “신규 확진자 숫자는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중국에서 처음 코로나19는 1~2명에서 출발했다”며 “22명이란 숫자는 그에 비하면 굉장히 많은 규모”라고 우려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집단감염은 언제든지 발생한다”며 “국민들 스스로 감염에 대비해 방역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최근 신규 확진자 숫자는 고무적이지만 경북 예천 사례 등을 보면 안심할 수 없다”며 “국민들이 개인적으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천 등 지역사회 감염이 가끔씩 보인다”며 “소규모 집단감염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국민들 긴장이 풀리면 (집단감염은) 바로 생기게 된다”며 “(국민들이) 장기적으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코로나19 관련 정보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은 적게는 1주 전, 많게는 2-3주 전의 영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국민들의 활동량이 70% 줄어들었던 시점이 파악되는데, 그 효과가 최근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엄 교수는 “지난 3월 중순경부터 선거운동, 부활절 예배, 총선 등 국민들의 활동이 다시 늘어났다”며 “그 결과가 곧 반영되는 오는 26일 정도까지 계속 체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최근까지 신규 확진자 숫자가 감소한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의 결과”라며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큰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엄 교수는 “생활방역의 정의와 개념은 사람마다 달라 다소 혼선이 있다”며 “정부는 생활방역 개념을 정확하게 제시해야 하고,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민들이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국민들이 예를 들어 오늘 저녁 모임이 있다고 하면 장소나 상황, 지역, 참석자 숫자와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자체적으로 ‘위험 평가’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향후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예컨대 사방이 개방돼 있는 곳의 활동부터 진행하고 밀폐된 실내는 가장 마지막에 활동 지역으로 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신규 확진자 숫자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지만 집단감염은 국민들이 방심하는 순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매 순간이 중요하지만 최소한 이달 말까지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