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정반대로 변한 항공업계 채용 시장

‘100대 1’. 퀴즈쇼가 떠오르는 이 숫자는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첫 객실승무원 신입 공개채용 경쟁률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정식 취항을 시작하지도 않은 신생 항공사다. 어쩌다 에어프레미아의 신입 공채 경쟁률은 100대 1까지 치솟았을까.

에어프레미아는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올해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기존 항공사들은 모두 채용에 대해 “계획이 없다”는 반응이다. 당장 사내 직원들마저 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는 와중에 신규 채용 여력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항공업계 채용 시장은 성장세였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규모 확대에 힘입어 채용도 늘어났다. 국토교통부 공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항공업계 신규 일자리는 1만4000여개에 달한다. 항공사만 놓고 봐도 전년 대비 23% 증가한 4142명이 신규 채용됐다.

이 같은 성장세는 2019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일본 불매운동 등 악재가 겹치며 채용 시장은 쪼그라들었다. 결국 국토부는 2019년 항공업계 채용 현황 집계를 포기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항공업계 신입 채용문이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항공사 구조조정은 이스타항공을 시작으로 현실화됐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0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희망퇴직 신청 접수 공지를 올렸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휴직자를 포함한 모든 정규직 직원이다.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 규모는 300여명이다. 300여명엔 객실승무원, 부기장, 기장 등 모든 직종이 포함됐다.

해당 인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향후 항공사 채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경력 채용 인원을 늘리고 신입 채용 인원을 줄이거나, 신입 채용에 경력직 직원들이 소위 말하는 ‘중고 신입’으로 지원하는 사례를 예상해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신입 채용을 기다리는 항공사 준비생들의 입에선 막막하다는 말이 끊이질 않는다. 항공사가 무너져 채용이 줄어들 가능성, 경력직과의 경쟁 가능성 등을 고민하면 한숨만 나온다는 것이다.

이들의 불안감을 누군가의 책임으로 돌리긴 힘들다. 막막함을 덜어 줄 뚜렷한 방안도 없다. 유일한 해법은 하루빨리 항공업계가 정상화되는 것이다. 정부의 신속한 지원, 지겨운 문장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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