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5일부터 '온트루잔트' 판매·미국 머크가 유통 담당···가격 15%내리고 용량 다변화
셀트리온·암젠·화이자가 진출한 미국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가격경쟁 전망도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 /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가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온트루잔트 미국 승인을 받은 뒤 1년 만에 특허 분쟁을 해소하고 판매에 나선다. 셀트리온, 화이자, 암젠이 출시한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가 이미 미국에 진출해 있어 시장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에서 온트루잔트 미국 판매를 15일(현지시간)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온트루잔트는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판매하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온트루잔트 판매 승인을 받고, 2019년 상반기 내 미국 시장 정식 출시를 예고했다. 하지만 허셉틴 특허권을 보유한 제넨텍과의 특허 분쟁으로 출시일이 안갯속에 빠졌다. 당시 계약 조건 상 출시일은 공개하지 않았다.

제넨텍은 2018년 9월 미국 연방 법원에 당시 SB3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온트루잔트의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제넨텍이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을 지연시키기 위해 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에게 소송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7월 특허분쟁 소송을 종료하고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다.

온트루잔트의 미국 시장 판매는 현지 마케팅 파트너사인 미국 머크(MSD)가 담당한다. 온트루잔트는이미 지난 2018년 3월 유럽과 국내 시장에 먼저 출시됐다. 유럽에서도 머크가 온트루잔트 판매를 담당하며,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이 판매 중이다.

이로써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출시 바이오시밀러를 추가하게 됐다. 항암제로는 첫 미국 진출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7년부터 미국에서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렌플렉시스를 판매 중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FDA허가를 받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에티코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가 정식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셀트리온 '허쥬마', 화이자 '트라지메라', 암젠 '칸진티' 마일란 ‘오기브리’. / 사진=시사저널e
(왼쪽부터)셀트리온 '허쥬마', 화이자 '트라지메라', 암젠 '칸진티' 마일란 ‘오기브리’. / 사진=시사저널e

한편 미국 시장 내 유방암 치료제의 경쟁은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허셉틴은 2019년 기준 글로벌 매출 약 7조2000억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트 의약품이다. 미국 시장의 매출이 전체의 약 45%를 차지할 정도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점유율이 크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 ‘셀트리온’은 한 달 일찍 올해 3월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미국에 출시했다. 셀트리온의 허쥬마는 미국에서 도매가격(WAC) 기준 오리지널 대비 10% 할인된 금액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은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직판 체계를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미국에 진출한 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는 많다. 미국 제약사 마일란의 ‘오기브리’, 글로벌 제약사 암젠의 ‘칸진티’, 화이자의 ‘트라지메라’가 각각 2019년 12월, 2019년 7월, 2020년 2월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까지 유방암 치료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확정지으며 가격 경쟁 흐름으로 흘러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암젠의 칸진티가 지난해 특허권을 가진 로슈와 특허합의도 없이 출시해 바이오시밀러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밖에도 다국적제약사들이 가격을 인하하는 정책을 일제히 적용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가격과 용량에 집중한 온트루잔트 판매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온트루잔트는 오리지널 의약품 기준 가격 대비 약 15% 저렴하게 출시할 예정이다. 또 미국 FDA로부터 온트루잔트의 420mg 대용량 제품의 판매를 승인받음으로써 기존 150mg 제품과 함께 시장의 다양한 처방 니즈를 충족시키기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허셉틴은 유럽보다 미국 내 매출은 27억700만 스위스프랑(약 34조원)으로 규모가 크다.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15% 싸게 판매해 초기 시장 진입의 활로를 뚫겠다”며 “품질 관리 역량과 더불어 유럽 시장 등에서의 판매로 얻은 폭 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트루잔트의 15% 가격 할인은 허셉틴의 도매상 기준 가격과 대비한 것이며, 실제 판매 금액 및 환자 부담금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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