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면세점, 대기업 중 유일하게 인천공항 출국장면세점 특허신청 계약
롯데·신라·신세계免은 높은 임대료에 포기···현대百면세점은 재입찰도 고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 /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구역. / 사진=연합뉴스

현대백화점이 면세 사업을 인천공항까지 확대하면서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시내면세점, 공항면세점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면세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이후 여행 수요가 늘어났을 때를 고려했을 때 실적 개선 부담은 여전히 한계로 남았다.

16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이 지난 14일 오후 마감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출국장면세점 특허신청에는 대기업 중 유일하게 현대백화점만 참여했다. 앞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3월 DF7(패션·기타) 구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관세청 특허 심사를 통과하면 오는 9월부터 인천공항에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각각 DF4(주류·담배), DF3(주류·담배) 구역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높은 임대료에 최종 계약을 포기했다.

최종 협상안 서명 배경에 대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브랜드 유치 경쟁력 강화와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인천공항공사와 협의 하에 협상안에 서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면세점 점유율은 롯데면세점이 39.03%로 1위를 차지했고, 신라면세점(25.48%), 신세계면세점(17.96%), 현대백화점면세점(2.66%)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인천공항 특허 심사가 통과되면,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점유율은 최소 7%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이번 입찰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강남·강북은 물론, 인천공항까지 진출하며 업계 빅4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올해 시내면세점에서 총 1조6000억원의 면세점 매출을 올리고 3년 내 이를 2조원대까지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 관련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공격적인 외형 확장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코로나19로 면세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수익성 달성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인천공항의 높은 임대료로 하반기에 코로나19 종식 국면 때 여행 수요 급증으로 시내·인천공항 면세점 경쟁이 심화되면 업계 빅2인 롯데·신라에 밀려 실적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DB금융투자는 현대백화점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1조3081억원, 영업이익은 321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31.6%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력 약화와 명품 소비수요 이연효과 등으로 백화점 업황은 소폭 회복세를 보이지만, 면세점은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 무역센터점의 일매출은 1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7억원의 58.8% 수준으로 예측했다.

차재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세점은 코로나19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동대문 매출 가세로 1분기 현대백화점면세점 총매출은 높은 한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강남점 매출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차 연구원은 “4월 면세점 영업상황은 더 좋지 않다”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수요가 회복된다고 해도 항공편 축소, 해외여행 감소 등으로 면세점 사업의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롯데가 낙찰 받은 DF4 구역과 신라가 낙찰 받은 DF3구역은 각각 신라와 롯데가 운영 중에 있다. 이번 입찰에서 서로 운영 구역이 뒤바뀐 것으로, DF4구역은 신라가 2순위 사업자로 DF3구역은 롯데가 2순위 사업자로 올라있다. 일반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사업권을 포기할 경우 사업권이 2순위 대상자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이들이 모두 계약을 포기했어도 기존 운영 구역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에 올해 3~8월 임대료를 20% 내려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한 것에 비춰볼 때 이번 계약포기는 임대료 인하에 인색한 인천공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선 인천공항공사는 조만간 유찰된 DF2(향수·화장품)와 DF6(패션·기타)에 대한 재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재입찰 공고가 나오면 검토 후 추가 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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