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논의 없어···마스크 생산량 확대에 더 초점
990원 KF94 마스크 캠페인 등장

12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의 돌 조각상에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12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의 돌 조각상에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공적 마스크 수급 상황이 크게 나아지면서 공급가격 인하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마스크 구매로 애를 먹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공적 마스크 물량은 현재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약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마스크 매진'도 대부분 사라졌다.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고생하던 약국이 한결 여유를 찾은 가운데 마스크 가격 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마스크 구매 5부제 시행 이전인 지난달 첫째주 공적판매 마스크 공급량은 3340만9000개에 불과했으나 지난주 공급량은 6015만3000개인 것으로 파악됐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공적판매 마스크 공급량은 지난달 23일 이후 매주 6000만개를 넘어섰다.

마스크 생산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첫째주 국내 마스크 생산·수입 물량은 7309만개였다. 그러나 이후 지난달 23~29일에는 1만1061개로 증가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국민들의 마스크 비축량도 늘면서 마스크를 구매하지 않는 이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요인이 다양하게 작용해 마스크 품귀 현상은 코로나19 초반보다 상당히 줄었다. 

마스크 수요가 줄어들면서 온라인 마스크, 오프라인 마스크 가격 모두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일일 가격조사 결과 오프라인은 약국과 마트를 합쳐 공적 마스크 판매가격보다 300원 높은 1800원, 온라인은 5000원대였던 것이 4000원대 초반으로 마스크 가격이 떨어졌다.

현재 공적 마스크 가격 인하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다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마스크 생산량을 계속 늘리는 방안을 정부는 염두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공적 마스크 공급이 안정화 된 것은 확인했다. 그러나 마스크 가격 인하 논의에 대해서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며 “만약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려면 기재부, 산업부, 식약처, 조달청 등 여러 관련 부처와 함께 마스크 제조업체와도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현재 마스크 생산량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꾸준히 마스크 제조업체 등과 협력하고 그들의 애로사항 등을 파악해 해결해 주는 쪽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130여개 마스크 제조업체에 직원을 파견해 현장 문제를 상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스크 제조업체에 따르면 공적 마스크 KF94의 장당 원가는 300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공적 마스크 가격을 정할 때는 코로나19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세보다는 훨씬 저렴한 가격인 1500원으로 측정됐다. 그러나 안정화와 함께 공적 마스크 수매가격 인하를 통해 판매가 조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 대표는 마스크 보급이 정상화되면서 공적 마스크 판매가를 1000원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3일 한 쇼핑 전문 인터넷 카페는 ‘마스크 가격 제자리 찾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 사진=해당 카페 게시글 캡처
13일 한 쇼핑 전문 인터넷 카페는 ‘마스크 가격 제자리 찾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 사진=해당 카페 게시글 캡처

한 쇼핑 전문 인터넷 카페에서는 13일 ‘마스크 가격 제자리 찾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캠페인을 공유하는 이들에게 KF94 대형마스크 6장을 총 8940원, 한 장당 990원의 가격에 판매하고 나섰다. 1일 최대 수량은 1000장으로 물량 소진 시까지 이 캠페인을 진행한다.

해당 카페는 캠페인 글을 통해 “‘도대체 마스크 값은 언제 떨어질까요?’ 요즘 많은 이들이 하는 말”이라며 “공적 마스크의 등장으로 마스크 구입이 조금은 수월해진 상황이지만 매주 필수로 사야 하는 공적 마스크의 가격은 여전히 부담스럽고 이마저 수량 제한은 물론, 구하는데 수고스럽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적마스크는 물론 일반 마스크 역시 저렴하고 원활하게 공급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누구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수월하게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었던 예전으로 돌려놓아야겠다고 결심해 ‘마스크 값 제자리 찾기’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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