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발생한 이후 문제 해결된 부분 없어
모펀드 2곳 자금 회수 계획도 이제야 나와
분쟁조정 및 소송 통한 배상에도 시간 걸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불거진 지 반년이 지났는데도 뚜렷하게 해결된 것이 없이 장기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펀드 자산 회수에 대한 계획이 나왔지만 회수가 가능한 자산이 많지 않은 데다 그 기간도 최대 5년이 필요해 위안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과 계약 취소 소송의 결과에 의지해야 하지만 이 역시 배상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펀드 환매 문제가 발생한 이후 6개월여가 지났지만 무엇 하나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 환매가 중단된 모(母)펀드인 ‘플루토 FI D-1호’(플루토)와 ‘테티스 2호’(테티스)의 자금 회수 계획도 최근에서야 나왔다. 회수금액은 각각 4000억원, 1300억원 규모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 2월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에 따른 회수 예상 금액인 6222억∼8414억원(플루토), 1692억∼2301억원(테티스) 하단보다 낮은 금액이다. 

문제는 자금 회수가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투자자들의 기다림이 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해당 자산들이 계획대로 회수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당 자산의 회수 가능성을 측정한 현 시점과 향후 몇년간의 상황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인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에도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당초 지난달부터 ‘플루토 TF 1호’ 펀드(무역금융 펀드)와 관련해 현장조사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탓에 서면으로만 조사했다. 그러다 이달 9일에서야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시작했다. 올 상반기 내에 분쟁 조정을 마친다는 계획이지만 분쟁조정안에 대한 판매사들의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최종 배상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이 직접 제기한 소송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선 지난 1월 법무법인 한누리를 시작으로 법무법인 광화, 우리 등이 투자자들을 대리해 라임자산운용과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소송을 낸 투자자도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적 소송의 경우 수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법적 싸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라임 사태가 장기화 수순을 밟으면서 투자자들의 고통은 더욱 깊어지지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투자 자산 부실 문제뿐만 아니라 각종 비위 혐의와 핵심 인물들의 도피까지 나타나면서 복잡해진 상태다”며 “사태 해결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투자자 문제에 집중해서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 CI=라임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 CI=라임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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